자기자본 기준 상위 3사 근소한 격차로 순위 지각변동미래에셋證 상대적 부진·삼성證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CFD 손실 규모 2분기 실적 변수…미래에셋은 리스크 관리
  •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가 증시 환경 개선으로 예상치 못한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근소한 당기순이익 격차 속에 미래에셋증권을 앞질렀다. 다만 최근 SG증권발(發) 대규모 하한가 사태로 인한 CFD(차액결제거래)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손실 규모가 2분기 실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는 지난 1분기 1조7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8054억원)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1177억원)로 대비로는 무려 817% 급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둔 곳은 한국투자증권(2621억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2745억원) 대비로는 다소 줄었지만 직전 분기(965억원)와 비교해선 172% 순익이 늘었다. 회사 측은 안정적이고 다각화된 수익 기반을 갖추고 시장 상황에 따른 효율적 대응과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로 사업 부문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두 번째로 많은 당기순익(252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1518억원) 대비 66%, 직전 분기(119억원) 대비 2340% 급증하며 눈에 띄는 실적 회복을 보였다. 대규모 채권평가이익 반영되면서 증권사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과의 순익 격차는 95억원에 불과하다.

    한투증권과 매분기 실적 선두 경쟁을 벌여왔던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분기 당기순익(2382억원)을 거두며 3위에 올랐다.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에선 호실적을 보였지만 영업외 손익에 종속회사 유가증권 손상차손 857억원이 반영되며 대규모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일정부분 상쇄됐다. 다만 1분기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금융투자업계 최초 자기자본 11조원을 달성한 점이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동기(1023억원) 대비 166%, 직전 분기(291억원) 대비 80% 증가한 1841억원의 당기순익을 벌었다.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증권업계 순익 예상치를 30% 넘게 웃돌았다. 

    직전 분기 적자를 면치 못했던 KB증권은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당기순익은 1420억원으로, 전년 대비(1159억원)로는 22% 늘었다. 

    증권사들의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둔 건 올초부터 증시가 예상 밖에 상승을 보이며 거래대금이 급증한 덕분이다.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35.3% 늘어났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위탁매매 및 이자수익 부문에서 견조한 이익 개선이 추정되고 올해 들어 국내외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증권사 상품운용관련 손익이 발생하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순익 지각변동 속에 2분기 실적엔 CFD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익 상위 3개사의 1분기 실적 격차는 100억원 남짓이다. 

    상대적으로 CFD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한투증권,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들의 미수 채권 손해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빅5 중 유일하게 미래에셋증권은 CFD 서비스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해당 리스크를 비껴갈 수 있다.

    증권업계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분기 들어 조정 장세가 전망되고 있고, 미수 채권 반영은 물론 CFD 주가 폭락 사태 영향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가 될지 그 이후가 될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CFD 자금 회수가 되지 않을 경우 각사 기준에 따라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면서 "거래대금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깜짝 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