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대로 계약 위반 소송 제기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 프라이빗 라벨 美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프라이빗 라벨, PBM 등 제 3자 통한 다른 이름 바이오시밀러 출시 의미셀트리온, '스테키마' 직판이 우선 … 동아에스티, 파트너사 통해 '이뮬도사' 판매
  • ▲ 바이오시밀러 시장보고서. ⓒ삼성바이오에피스
    ▲ 바이오시밀러 시장보고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프라이빗 라벨' 전략이 뜨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점유율을 산도즈가 프라이빗 라벨 전략으로 따라잡는게 확인돼서다. 또 다른 블록버스터인 '스텔라라' 시장이 올해 본격 열리는만큼 바이오기업들이 프라이빗 라벨 전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는 지난 2월 24일 뉴저지 연방 법원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J&J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최대 규모의 건강 보험사, 의료 서비스 제공자, 약국 체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을 보유한 복합 헬스케어 기업의 자회사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의 프라이빗 라벨 버전을 판매할 수 있도록 무단으로 서브라이선스를 부여했다고 보고있다. 

    J&J는 해당 행위가 기존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피즈치바 프라이빗 라벨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과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인 프라이빗 라벨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전략이다. 프라이빗 라벨은 바이오기업이 자사의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파트너사 혹은 제 3자를 통해 다른 이름(프라이빗 라벨)으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PBM 등이 자체 브랜드 이름으로 바꿔 판매하는 전략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유통 기업인 이마트가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그대로 판매하는 대신 PB브랜드인 노브랜드를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유사하다. 

    J&J가 소송까지 걸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자사 오리지널 의약품인 스텔라라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라벨 제품은 가격이 낮은 데다가 특정 PBM을 통해 판매될 경우 우선 처방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의약품이 PBM 처방집에 등재되지 않으면 처방이 어려울 정도로 PBM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실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도 PBM의 프라이빗 라벨 바이오시밀러다. 휴미라는 바이오시밀러가 잇따라 출시됐던 2023년 시장점유율 99%를 기록했다. 이후 점점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5월 82%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11월에는 72%로 더욱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프라이빗 라벨 바이오시밀러가 휴미라 점유율 감소를 가속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산도스는 프라이빗 라벨 전략으로 아달리무맙(휴미라)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산도스는 PBM 업체인 CVS헬스의 자회사 코다비스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의 프라이빗 라벨를 출시했는데 해당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1월 기준 11%를 기록했다. 반면 산도스 자체 제품 하이리모즈는 점유율 4%로 집계됐다. 

    이처럼 프라이빗 전략의 효과가 실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도스가 프라이빗 라벨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게 확인되면서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PBM 주도로 미국 시밀러 침투의 가속화가 주도되고 있으며 과거 대비 상업화 영역 내 PBM 협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빗 라벨 전략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이오시밀러를 제조하는 바이오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독자적인 브랜드파워 구축이 어려울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하고는 다른 기업들이 프라이빗 라벨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 측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 판매에 대해 직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은 법인을 통해 직판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프라이빗 라벨이 좋은 전략으로 판단되면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동아에스티도 오는 5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파트너사인 어코드바이오파마가 이뮬도사의 판매,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103억6000만달러(약 15조1200억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특허 만료로 인해 올해 미국 내 독점권을 상실했거나 또는 상실을 앞두고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품목으로 지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