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63%, 우리 -46.4%신한·삼성도 5.2%·9.5% 역성장현대카드 영업익 유일 증가… '애플페이' 효과
  • ▲ ⓒ뉴시스
    ▲ ⓒ뉴시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카드사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고금리에 조달비용이 오르고 연체율 마저 뛰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도 눈덩이 처럼 불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2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년 대비 63% 역성장이다. 지난해 벌인 공격적인 무이자 할부 이벤트가 부메랑이 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객 유입 효과를 누리기 위해 지난해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크게 늘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458억원, 82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각각 46.4%포인트, 31%포인트 감소했다.

    비씨카드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풋옵션 평가분이 반영되면서 13억20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올해 초 은행 관련주의 주가 변동 폭이 컸는데 변동이 클수록 위험도가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치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역시 감소세였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5.2%포인트 줄었다. 삼성카드는 1455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전년 대비 9.5%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더 커서 업권 전체 기준 -30~-66%포인트였다.

    카드사 관계자는 "높은 금리와 더불어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차주들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부실 위험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면서 실적을 깎아먹었다"고 전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순익은 708억원으로 7.9%포인트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957억원으로 1.5%포인트 늘었다. 카드사 중 유일한 성장 기록이다.

    애플페이 출시로 신용판매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조7000억원 늘고 신규 회원수도 91만명(8.8%포인트) 증가한 영향이다. 10~30대 젊은층이 주로 사용하는 체크카드도 32만2000장 발급되면서 235%포인트 급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연체율 급증 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카드사·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에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어서 카드사들의 고난의 행군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