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2조 이상 기업집단이랜드·LX·태영도 신규 편입… 동국제강 제외'차입금 규모' 현대차 SK 롯데 삼성 LG 順총차입금 및 신용공여액 1000兆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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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기관 채무가 많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를 평가받아야 하는 기업집단 38곳의 명단이 공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말 현재 총차입금이 2조717억원 이상이고,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2094억원 이상인 38개 계열기업군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매년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일정 금액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결과가 미흡한 곳에 대해서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등 신용위험을 관리하게 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6곳이 더 늘었다. 이랜드, 카카오, 태영, 현대백화점, 한온시스템, DN, 엘엑스 등 7개 계열이 신규 편입됐고, 동국제강 계열은 명단에서 빠졌다.

    엘엑스의 경우 엘지 계열에서 친족 분리돼 독립된 기업집단을 형성하면서, 카카오와 현대백화점, DN 등은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를 위한 차입 증가로 각각 신규 편입됐다. 반면, 동국제강 계열은 영업흑자 등에 따른 차입금 상환으로 총차입금 선정기준에 미달돼 명단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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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선정된 38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총차입금은 현대자동차, SK, 롯데, 삼성, LG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부동산PF 유동성 위기 등으로 롯데그룹의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3~4위 순위가 바뀌었다. 

    주채권은행은 기업금융 중심인 우리은행이 11곳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은행(10곳), 하나은행(8곳), 신한은행(6곳), 국민은행(2곳), SC제일은행(1곳) 등이 뒤를 이었다.

    계열별 소속기업체 수는 한화(832사), SK(746사), 삼성(646사), LG(425사), 현대자동차(423사), CJ(422사), 롯데(295사) 순으로 많았다. 전년동월대비 소속기업체 수가 많이 늘어난 계열은 한화(125사)와 SK(89사)로 친환경에너지 관련 해외기업 설립·인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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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말 현재 은행의 기업 신용공여 잔액은 1775조5000억원으로 전년도(1612조5000억원) 대비 163조원(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올해 주채무계열에 선정된 38개 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액은 322조6000억원으로, 전년도(32개 계열) 대비 45조5000억원(1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차입금은 609조700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63조4000억원(11.6%) 증가했다.

    현대차, SK, 롯데, 삼성, LG 등 상위 5대 계열의 지난해말 은행권 신용공여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58조7000억원(49.1%), 339조5000억원(55.7%)으로 전년대비 20조5000억원(14.8%), 19조5000억원(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대 그룹의 차입금 규모가 주채무계열 전체 차입금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올해 재무구조평가에서 정성평가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 추세,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위험 등이 주요 점검 요인이 될 전망이다.

    재무구조 평가 결과 부채비율이 구간별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의 경우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정보제공약정을 각각 체결하게 된다.

    금감원은 "주채권은행이 약정 체결 계열의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게 하는 등 대기업그룹의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