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험 카드 단골 후보 거론임종룡 "비은행 다각화" 독려자칫 몸값만 올릴라… 옥석가리기 치중
  •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연합뉴스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연합뉴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우리금융이 옥석 가리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은행 이자수익 비중을 줄이고 증권·보험 등 다른 자회사 경쟁력을 높이라는 당국 압박이 강화되는 와중에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밀당(밀고당기기) 전략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 등 그룹내 부재 중인 금융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증권사 인수이며 그 다음이 보험사"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증권사를 세우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인력을 채워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며 "시장상황을 적극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임 회장은 2015년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우리금융 계열사였던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때문에 우리금융 회장에 올라선 현재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인수 의지에 비해 적극적인 행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인수대상 기업 가치에 거품이 끼는 현상을 방지하고자 속전속결을 미덕으로 삼는 인수합병 시장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다. 우리금융이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고 증권사 몸값이 하락세에 있다는 점에서 시간을 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능통한 관계자는 "인수가능성이 점쳐지는 몇몇 매물이 있지만 아직 급물살을 탈 조짐을 보이진 않는다"며 "거론되는 증권·보험사들이 우리금융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이 내세운 인수 기준을 충족하는 매력적인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업계에선 SK증권과 이베스트증권, 유안트증권 등이 1차 M&A 후보군으로 뽑는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종합금융 시너지를 위한 리테일 기반이 충분한 중형급 증권사를 원하는 눈치다. 삼성증권 인수설이 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든 비은행 계열사 인수는 임 회장에겐 리더십을 증명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조원이 들어가는 사업확장인데다 추가 자본확충 이슈까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전임 손태승 회장이 인수 성사시킨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최근 벤처캐피탈 투자가 위축되면서 수익성 위기에 빠진 것도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보험사 인수는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이지만 마땅한 매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M&A에 드라이브를 거는 금융지주들이 늘면서 시간을 끈다고 매력적인 매물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