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HLB 각각 2번·3번 임상 실패유유,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 도전FDA규정, '주관적 증상' 입증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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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를 거듭하는 등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안구건조증 신약개발에 나선 곳은 한올바이오파마·HLB테라퓨틱스·휴온스·유유제약 등이다. 

    글로벌 안구건조증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약 5조에서 연평균 6.14%씩 성장해 2027년에는 약 8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국내 개발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지만 임상 실패를 거듭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한올바이오파마·HLB테라퓨틱스·휴온스 등이 임상 단계에서 몇 차례의 고배를 마셨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HL036'은 최근 미국 임상 3상 중 효능 입증을 위한 1차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임상 실패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후보물질과 위약을 각각 130명에게 무작위 배정한 뒤 10주 동안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에 해당하는 중앙각막염색지수(CCSS) 및 안구건조감지수(EDS)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HLB테라퓨틱스는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에 대한 네 번째 임상 3상을 시도하며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프로토콜 특별평가제도(SPA)를 신청한 바 있다. 

    앞서 HLB테라퓨틱스는 지난 2015년부터 RGN-259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1차 평가지표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3번의 실패를 거듭했다.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휴온스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HU007'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앞서 휴온스는 2020년 허가신청에 들어갔지만 불발됐다. 올해 휴온스는 안구건조증 환자 328명 모집을 시작해 2025년까지 국내 품목허가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이 연달아 임상에 실패할 정도로 안구건조증 신약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FDA가 규정하는 유효성 지표의 애매함이다. 1차 평가지표에서 효과를 입증하려면 '객관적 징후'와 '주관적 증상'에 대한 효과를 입증해야 하지만, 주관적인 증상에서 환자 개인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관적 증상이 오직 환자가 느끼는 증상에 대한 설명으로 결정되어 효과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며 "객관적으로 증상이 개선되었지만,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증상의 개선이 없다고 하는 등의 애매한 상황이 발생해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8조 규모의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개발사들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유유제약은 최근 안과 학회 'ARVO'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YP-P10'의 전임상 결과와 작용기전 및 경쟁성분 대비 전임상 결과에 대해서 공개했다. YP-P10은 현재 4개국(미국, 한국, 호주, 러시아)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유럽, 중국, 인도 등 11개국에 특허출원을 완료해 심사 중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지만 아직까지 증상완화 치료제에 의존하고 있어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증상완화가 아닌 치료에 최종 목적을 두고 개발에 임하고 있다. 유유제약도 올해 안으로 임상 2상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