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제강, 텍사스 업체에 유정용 강관 수출했으나 미수금 발생알리안츠 계열사 '율러 허미스'서 40만달러 상업신용보험 가입율러허미스 "일진제강, 미수금 받으려는 노력 불성실" 일진제강 "조정과정이나 화해에서도 보험사 의지 약해"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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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제강은 최근 금융감독원 앞에서 다국적 보험사 율러허미스의 보험금 지급 거부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일진제강은 지난 2015년 율러 허미스(Euler Hermes)의 '상업신용보험' 가입한 이후 7년째 수출 보험금을 못 받고 있다.
일진제강 미국법인(ILJIN Steel America)은 지난 2015년 미국 텍사스주 소재 석유 및 가스 탐사·개발(E&P) 업체들에 '유정용 강관(Oil Country Tubular Goods, OCTG)'를 수출했다.
당시 일진제강은 대규모 수출이 이뤄지면서 판매대금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현지 보험중개인으로부터 알리안츠 계열의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 신용 보험사인 율러 허미스에 40만 달러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상업신용보험에 가입했다. 율러 허미스 한국지사는 '알리안츠 트레이드'라는 브랜드로 리브랜딩하며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상업신용보험은 기업간 거래에서 부실 등 손실로 인해 수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등 사고 발생시 보험사가 대신 지급하고 해당 채무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상품이다.
율러 허미스 역시 상업신용보험에 대해 "세계적인 수준의 지식과 데이터를 제공하여 귀사가 안정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예상치 못한 미수금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상환 보증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이라고 설명한다.
일진제강은 2013년 이후 셰일가스 개발 열풍이 불면서 전통적인 E&P업체들이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며 당시 일진제강으로부터 유정용 강관을 사들인 3개 E&P 기업에 대규모 부실로 미수금이 발생했다.
일진제강은 보험금 지급 청구에 나섰으나, 율러 허미스는 7년 동안 불성실하게 대응하고 기업이 파산하는 등 지급 불능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불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율러 허미스는 일진제강의 보험금 지급 신청 접수를 거부하며 부보 대상 미수금 채권 관련 당사자 간 다툼이 있는 지급 거부 및 지연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율러 허미스는 해당 채권의 채무 기업이 파산 등으로 지급 불능에 빠진 경우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자체 해석을 관례라고 주장한다.
불성실 대응에 대한 일진제강의 입장은 다르다. 율러 허미스 미국 법인에 보험사고 발생을 통지하고, 채무 기업들과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병행했지만 보험사가 지급 신청 접수를 거부했다는 것.
결국 일진제강은 미국 텍사스 주 해리스 카운티 지방법원에율러 허미스와 보험에전트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율러허미스에는 계약 위반과 보험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손해와 소송비용을 요구했다.
일진제강은 초기 630만달러의 미수금 중 E&P업체들과 협상해 일부 대금을 받아냈으나 아직 470만달러 미수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진제강의 법무 담당자는 "약관 해석상 파산인 경우에만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은 오류"라며 "법원의 조정과정이나 화해에서 이견차가 너무 크고 조정안에 대해서도 율러 허미스가 제시한 금액은 우리 측 미수금보다 터무니 없이 낮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율러 허미스 한국지사는 "해당 건은 일진제강 미국 법인과 율러 허미스 북미법인 소관인 사건"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일진제강 미국법인과 율러 허미스는 오는 7월 1심 심리기일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