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최대 행사 ‘패밀리 콘서트’서 중국인 비중 급감90%에서 15% 수준으로… 韓 찾은 미·유럽 관광객 늘어외교 갈등 이후 요원한 中 관광객 대안이 올해 화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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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던 중국인들은 어디로 갔나.’

    면세업계에서 연중 최대 행사로 꼽히는 ‘패밀리 콘서트’가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4년만의 ‘패밀리 콘서트’이다 보니 국내외 관광객의 참여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다만 이전과 비교하면 차이는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존에 절대 다수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대폭 줄어들어들었다. 그 자리를 기존엔 거의 없던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의 관광객들이 메우기 시작했다는 점도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면세업계의 주요 고객층이 한-중 관계의 변화와 맞물려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4년만에 개최된 ‘제32회 패밀리콘서트’는 총 3만명이 참석하면서 뜨거운 성원 속에서 종료됐다. ‘페밀리 콘서트’는 롯데면세점이 지난 2006년부터 주최한 대표적인 K-POP 콘서트로 누적 관람객만 100만명에 달한다. 

    K-POP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이곳을 찾으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롯데면세점에게 있어 최대 성수기다. 통상 롯데면세점은 ‘패밀리 콘서트’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여행 상품을 개발한다. 

    실제 ‘패밀리 콘서트’가 열리던 지난 주말 롯데면세점 명동점과 월드타워점은 간만에 활기가 돌았다. 면세업계 연중 최대 행사로 꼽히는 롯데면세점의 ‘패밀리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것. 1일차에만 약 4000명이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다. 이번 ‘패밀리 콘서트’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5000명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면면만 보면 4년 전 행사와 차이가 적지 않다. 초청 외국인 관광객 비중 80~90%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번 ‘패밀리 콘서트’에 참석한 중국인 수는 약 15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많을 때는 8000명에 달했던 ‘패밀리 콘서트’ 중국인 관광객 수가 거의 반의 반토막이 난 것. 이번에 국내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2000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 이후 한중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 관광의 기회가 크게 위축된 것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봉쇄정책 종료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은 현재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단체관광 상품의 규제가 지속되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이 개별 관광만으로 국내를 찾았다”며 “이전에 없던 미국과 유럽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패밀리 콘서트’에서 미국과 유럽 등의 관광객의 증가가 이뤄진 것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감소에 따른 국적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K-PO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 상품에 관심을 두는 관광객을 적극 흡수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번 롯데면세점 ‘패밀리 콘서트’가 향후 면세시장의 주요 고객층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에 중국인 단체관광객 빈자리의 대안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가능성을 봤지만 아직 이들의 객단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