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순 수출 14.8% 감소… 전달 1.1% 증가후 감소 전환올해 누적 적자 287억 달러… 지난해 대비 12.5% 줄어노동계 동시다발 파업 예열… 현대차·현대重 민주노총 총파업 가세아시아나조종사노조, 14일 2차 투쟁… 경영계 "불법정치파업 철회"
  • ▲ 부산항 전경.ⓒ연합뉴스
    ▲ 부산항 전경.ⓒ연합뉴스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도 여전한 대외 불확실성으로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산업현장에서 노동계가 잇달아 하투(夏鬪)를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의 회복에 걸림돌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7월 1~10일 수출액이 132억 6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 155억 6800억 달러보다 14.8% 감소했다.

    지난달 1~10일 수출액이 152억 4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 늘어나며 수출 부진 해소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받았는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도 14.8% 감소했다. 조업일수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7일로 같은 조건이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의 연간 누계를 살펴보면, 수출액은 3204억 46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456억 3000만 달러) 줄어든 수준이다.

    수입도 감소했다. 7월 1~10일의 수입액은 155억 4300만 달러로 1년 전 212억 4900만 달러보다 26.9% 줄어들었다. 올 들어 누계 수입은 3491억 8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334억 9000만 달러) 감소했다.

    7월 초순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22억 7600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달 같은 기간(14억 2700만 달러)보다 커졌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적자 규모는 287억 41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6억 달러 적자보다 70%쯤 증가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1억 2900만 달러로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연속 적자를 기록했었다.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1년 전과 비교해 선박(74%)과 승용차(25.2%)는 수출이 증가하고, 석유제품(-51.3%)과 반도체(-36.8%) 등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이 늘어난 국가는 유럽연합(22.4%)과 인도(11.1%)였다. 베트남(-32.25%)과 중국(20.6%), 미국(-9%) 등에서는 1년 전보다 수출이 줄었다.

    수입은 1년 전보다 무선통신기기(48.1%) 등에서 늘었고, 원유(-55.2%)와 가스(-32.2%) 등은 줄었다.

    수입 주요 국가는 베트남(13.7%)과 말레이시아(6.1%) 등으로 나타났다. 수입이 줄어든 국가는 미국(-17.5%)과 중국(-16.8%), 유럽연합(-5.9%)이었다.
  • ▲ 금속노조가 지난달 26일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한 모습. ⓒ연합뉴스
    ▲ 금속노조가 지난달 26일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한 모습. ⓒ연합뉴스
    하반기 시작부터 수출 실적이 고꾸라진 가운데 노동계가 대규모 하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경제 활력의 모멘텀을 갉아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2일 전 조합원 3시간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올해 임금·단체교섭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7462명 중 5342명이 투표에 참여해 95.9%에 해당하는 512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파업은 노사 간 임금 협상과는 관련 없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노총 산하로 울산지역 최대 노조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 노조도 12일 부분파업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대차 노조는 중노위로부터 쟁의조정 신청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여서 실제 파업 돌입 시 '불법 파업'에 따른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동참한다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이어졌던 무분규 기록은 깨지게 된다.

    산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부진한 가운데 자동차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파업으로 생산 감소·차질 등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코로나19 사태와 인건비 부담 증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했던 중소 부품업계가 최근 자동차 수출 호조로 경영이 다소 안정화되는 시점"이라며 "불법 정치파업은 자동차 생산을 감소시켜 다시금 부품업계의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현대차 노조의 (파업)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5월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조합원들이 5월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현 기자
    서비스업도 파업에 동참할 기세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오는 13일 노조원들에게 강화된 투쟁 지침을 전달하고 14일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아시아나 노조는 지난달 7일부터, 비행 전 약식으로 진행해온 승무원 합동 브리핑을 규정대로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행기 운행을 지연시켜왔다. 노조는 이런 식의 준법 투쟁이 회사 측을 압박하는 데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투쟁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노조는 이번 2차 투쟁도 별 효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달 말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18년 만에 파업이 된다.

    현재 아시아나 노사는 핵심 쟁점인 임금 인상률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코로나19로 동결했던 조종사 직군 임금 10% 인상을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2.5% 인상안을 못 박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