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집' 이미지 탈피… '잠재 고객' 잡기 속도유명 연예인, 게임사 협업 등 '탈바꿈' 시도'고객 경험 극대화' 기반 문화예술 초점… 주유 차량 2배 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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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업계가 '기름집' 이미지 탈피에 분주한 모습이다. 팝업스토어·웹툰 제작 등 이색 마케팅으로 MZ세대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전기차 수요 확대 등 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대비해 잠재 고객에게 '젊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시도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으로 잠재 고객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나섰다.

    SK에너지는 최근 울산 삼산동에 수제맥주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SK 주(酒)유소'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에 문을 연 'SK 주유소'에 이은 두 번째 공간으로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마케팅이다.

    팝업스토어는 신제품 체험뿐만 아니라 한정판 굿즈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MZ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홍대·코엑스 등을 하루만에 차례대로 찾아다니는 문화가 생겼을 정도다.

    SK에너지는 팝업스토어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에도 울산 지역을 방문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해 하반기 서울에서도 또다른 이색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 ▲ ⓒ에쓰오일
    ▲ ⓒ에쓰오일
    올드한 주유소 이미지를 아예 탈바꿈한 곳도 있다.

    에쓰-오일은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주유소를 '구도일 & BTS FESTA 주유소'로 정하고 건물 벽면과 주요 시설물을 방탄소년단 테마로 꾸몄다. 야간에는 주유소 캐노피를 방탄소년단과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점등해 고객 유치해 나섰다.

    지난해 말 HD현대오일뱅크도 서울 한남동에 넥슨, 피치스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게임 지식재산권(IP) 테마 주유소인 '파츠 오일뱅크'를 선보였다. 기존 주유 공간에 게임 조형물, 그래피티 아트, 팝업 스토어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성과는 효과적이었다. HD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오픈 한달 만에 '파츠 오일뱅크'의 주유 차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늘었다. 고객 경험 극대화를 위해 문화예술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유소들의 이 같은 변신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향후 전기차 이용 확대와 내연 기관차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주유소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업계의 고심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주유소의 경우 어느 정도 부지가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20~30대가 주축인 MZ세대의 경우 타 연령대 대비 자가 소유율이 적다.

    이에 정유업계는 온라인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SK엔무브와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웹툰과 웹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어려울 수 있는 자동차 부품들을 비롯한 각종 상식을 재미있게 풀어내 MZ세대의 구독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향후 자동차와 엔진오일의 잠재 수요층으로 정유사가 가진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트렌디한 모습으로 변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은 물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브랜드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