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결정… 국내 카드사와 재계약 예정삼성전자 내부 수수료 부과 목소리도… 고심 끝 상생 결정삼성전자, 2015년 출시 이후 국내 간편결제 시장 발전 이끌어
  •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와 관련 무료 수수료 정책 기조를 이어가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 생태계 확산 차원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애플페이' 국내 출시로 촉발된 수수료 유료화에 삼성전자까지 합류할 경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도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나올 수 있어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자칫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를 결정했으며,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부 계약 기간과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는 삼성전자가 카드 업체에 삼성페이에 대해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양측 이견이 없는 한 이는 자동 연장돼 왔다.

    그러다 지난 3월 '애플페이'는 국내 서비스 시작과 함께 수수료 유료화에 나서자 삼성페이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이 협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렸다.

    애플페이는 지난 3월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대카드로부터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도 카드사와 협상을 통해 0.15% 결제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애플페이와 같은 정책을 취할 경우 연간 1014억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의 '2022년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현황'에 의하면 휴대전화 제조사를 통한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일평균 1853억2000만원으로 간편결제 이용액 대부분은 삼성페이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카드사와 재협상을 통해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심 끝에 카드사와 상생 및 간편결제 생태계 발전을 위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삼성페이를 출시한 이후 무료서비스를 통해 국내 간편결제 시장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상반기 플래그십폰 갤럭시S6 출시를 한달 여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적용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근거리무선통신(NFC)기술로 범용성까지 갖추게 되면서 국내 대표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소비자들이 특정 신용카드사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중소 상공인들이 기존에 사용 중인 결제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삼성페이만 있으면 안전하면서 편리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변화였다.

    국내 8개 신용카드사 사용자들은 신규 카드 발급 없이 시골 오지의 상점에서 대도시의 커피숍까지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지갑 없는 세상'을 만든 것이다.  

    삼성페이는 결제 수단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추가 서비스도 제공하며 사용성을 넓혔다. 집이나 자동차 키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키, 가상 자산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조회, 실물 신분증 없이 사용 가능하게 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삼성페이는 출시 1년만에 누적 결제 금액 2조원을 넘기며 인기몰이를 시작한 뒤 매년 1.5배씩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카드사의 실적 압박이 자칫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무료 수수료 정책 기조를 결정한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부과하게 되면 카드사들이 1000억원을 초과하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카드업계는 당연히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고 서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국내 페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위해 최고의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