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 중심 전략에 中 LFP 배터리 급부상'CATL-BYD' 글로벌 점유율 '51.5%'… 국내 3사 2배 LFP 배터리 개발 뛰어든 K배터리업계… 中 공세 방어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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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K-배터리'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채택 전략이 기존의 성능 중심에서 가격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입지가 커지는 모습이다.업계에서는 중국이 가격을 무기로 한국을 제치고 LCD 시장을 장악한 사례를 예로 들며 배터리 시장도 초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24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10위권에 중국 업체들이 무려 6개 업체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중국 업체들의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세자릿수까지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특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은 한국과 일본 업체와 격차를 3배 가까이 확대하는 등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CATL의 시장점유율은 35.3%로 전년대비 1.7%포인트 상승했으며 비야디(BYD)는 107.8% 성장하며 16.1%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CALB(중촹신항)는 4.3%의 점유율로 6위에 랭크됐으며 8위부터 10위까지 ▲구오신(Guoxuan) ▲EVE ▲신왕다(Sunwoda) 순으로 조사됐다.특히 CATL의 점유율은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를 합친 점유율(23.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 3·Y를 비롯해 중국 내수 시장의 주력 승용 전기차 모델들과 중국 상용차 모델에 다수 탑재되며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외 아시아 및 유럽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중국산 배터리 약진은 자국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고 가격이 저렴한 인산철계(LFP) 배터리 채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올해 1~4월 동안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 약 372만3000대 중 57.1%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2위인 유럽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약 24%, 3위 북미가 약 10%인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이는 중국 제조사들이 판매 비중을 83.3%까지 끌어올리며 내수시장 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로의 안정적인 도약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국내 시장도 중국산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의하면 올해 1∼6월 수입 상용차(소상용차 포함) 등록 대수는 총 4563대로, 이중 중국산이 31%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중국 전기차는 아세안 지역에서도 50%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현지 시장 공략도 거세지고 있다.이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LFP 배터리 선호 현상도 뚜렷하다.LFP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지만 가격이 최대 30% 저렴하다. 또 화재 위험성이 높은 니켈을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배터리 수명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전기차는 배터리가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데,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LFP 배터리 채택이 불가피한 것이다. 특히 삼원계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도 LFP 배터리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테슬라는 최근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도 LFP 배터리 채용을 공식화한 만큼 중국산의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기준 전 세계 양극재 시장에서 LFP 양극재 비중은 42.3%,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비중은 28.8%로 조사됐다. 2025년에는 하이니켈 양극재 비중이 28.4%로 축소되고 LFP 양극재가 45.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국내 업계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NCM 중저가 모델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상대적으로 용량이 덜한 ESS로 시장에 진입해 기술을 끌어올린 후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까지 선보인다는 구상이다.SK온은 올해 안에 LFP 배터리 셀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삼성SDI는 LFP 배터리 대신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의 비중을 높인 NMX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해외공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한국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중국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대비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