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마케팅 경쟁신한 "적립 1위", KB "수익 1위", 하나 "증가 1위"적립금 346조… 6개월 만에 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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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6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을 차지하기 위한 은행권 내 경쟁이 뜨겁다. 특히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의무화 이후 각 은행들이 수익률이나 적립액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표를 내세워 '1위 마케팅'에 나서면서 자금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 디폴트옵션 관련 실적 보도자료를 앞다퉈 발표하며 자존심 경쟁에 나섰다.

    스타트는 신한은행이 먼저 끊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고용노동부가 공시한 2분기 디폴트옵션 판매‧운용 실적에서 적립금 3333억원을 확보해 퇴직연금사업자 중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4만 7000여 기업과 퇴직연금 가입자 136만명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통한 안내에 주력해 왔음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3월엔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서비스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적극 어필했다.

    신한은행이 '적립금 1위'를 전면에 내세우자 KB국민은행은 이에 맞서 '수익률 1위' 카드를 꺼내들었다.

    디폴트옵션 상품 설정 이후 지난달 말까지 출시한 총 7개 상품 중 4개 상품이 10%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거뒀으며, 특히 '고위험상품1'의 경우 지난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기준 전체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 중 1위(3개월 5.84%, 6개월 14.16%)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전동숙 KB국민은행 연금사업본부장은 "성과 우수 펀드 및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약 5400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성 상품의 운용 비중을 결정했다"며 "이번 높은 수익률은 고객 투자성향, 생애주기 적합도, 운용사의 인지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신한‧KB국민은행이 디폴트옵션 관련 실적에 집중했다면, 하나은행은 '적립금 증가 규모 1위'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6월말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29조 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 2000억원 증가했는데, 증가액 규모가 금융권 전체 1위라는 주장이다.

    이밖에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1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자 타 업권에서도 이에 질세라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분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초저위험(6개월), 저위험(3개월) 상품 수익률에서 각각 2.60%, 3.01%를 기록해 전체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초저위험등급 상품군은 디폴트옵션 가입자 총 200만명 가운데 89%에 해당하는 177만명이 선택하며 운용규모만 9393억원에 달해 수익률에 대한 업계와 가입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부문"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6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규모 44조 9812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1위 사업자다. 삼성생명 다음으로 신한은행(36조 7475억원), KB국민은행(33조 6491억원), 하나은행(29조 4897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편,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6월말 기준 345조 8140억원으로 작년 말(331조 7240억원) 대비 반년 만에 14조 900억원(4.25%) 증가했다. 12일부터 의무화된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1조 1019억원으로 3월말(3019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들의 노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디폴트옵션 의무화로 관련 시장에 대한 금융사들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