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종목 상장 첫날 고점 대비 평균 수익률 -57%오픈놀·시큐센·교보14호스팩 70% 넘게 하락상장일 높은 변동성…공모주 과열 국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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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는 이른바 '따따블' 제도가 도입된 지 한 달 차, 공모주들의 수익률이 처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종목 중 9종목이 상장일 고점 대비 60% 넘게 하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후 상장된 12종목(시큐센·알멕·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뷰티스킨·하나29호·교보14호·DB11호·SK9호스팩)의 상장 당일 고점 대비 지난 25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가격 제한폭이 대폭 확대되자 상장 당일 신규 종목들의 장 중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장 중 기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건 지난 6월29일 상장한 시큐센이다. 첫날 시큐센은 공모가(3000원) 대비 293% 상승한 1만2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 주가는 3510원으로, 만일 고점에서 주식을 샀다면 현재 수익률은 -71%다. 

    고점 대비 70% 안팎의 폭락세를 보인 공모주는 이뿐 아니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오픈놀은 첫날 고점 3만950원까지 오른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25일 종가 기준 73% 하락한 8500원을 기록했다. 

    이노시뮬레이션, 센서뷰를 상장 첫날 고점에서 샀다면 지난 25일 기준 수익률은 -64%에 달한다.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일반 청약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2316대 1)을 보였던 뷰티스킨은 고점(6만9200원) 대비 62% 폭락했다. 

    상장 첫날 2만2000원까지 올랐던 와이랩은 25일 종가 기준 8910원으로, 60%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기준 와이랩(공모가 9000원)과 오픈놀(1만원)은 공모가를 밑돈다.

    리비안 협력업체로 상장 후에도 주가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알멕 조차도 고점 대비 -42%를 기록했다. 상장 당일 장 마감 후 대규모 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 공시로 투심에 찬물을 끼얹은 필에너지는 고점 대비 39% 하락했다.

    특히나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적어 높은 주가 변동성을 보이는 스팩주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첫 상장임에도 스팩 특성상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하나29호를 제외한 3종목 모두 고점 대비 70% 가까이 하락했다. 

    교보14호스팩은 73%, DB11호스팩과 SK9호스팩은 69% 내렸다. 일반 종목들의 상장으로 따따블 열풍이 연일 이어지자 스팩으로도 이상 급등세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가격제한폭 완화 이후 상장된 12종목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단 한 종목도 없다. 상승률이 미미해 낙폭이 -3%에 불과한 하나29호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고점 대비 적어도 40% 이상 하락했다.  

    몸값 1조원대 대어급 파두의 등판을 앞두고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모주 과열 국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움직임으론 단기간에 균형 가격 형성을 형성한다는 금융당국의 애초 목적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상장 첫날의 변동성을 제외하고도 지속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 연구원은 "7월 6일 신규 상장한 교보스팩14호는 당일 전체 시장에서 240%가 넘는 최고의 등락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무리한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될 수 있다"며 "향후 신규 스팩들에서도 이런 투기적인 움직임이 지속 관찰될 경우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