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 예산 2021년 1조2100억→2026년 1조6300억 원, 35%↑작년 60만명 목표에 참여인원 28.5만명… 달성률 47.5% 그쳐취업률 54.4%·'1년 이상' 고용유지율 50% 수준국회예정처 "지원규모 재추계해야… 알선기업 확대·취업역량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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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취업취약계층의 생계유지와 구직활동을 돕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투입 예산은 매해 늘어나는 데 반해 참여 인원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과 '1년 이상 고용 유지율' 등의 핵심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어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결산 사업 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민취업제도는 고용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업취약계층에게 취업과 생계 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사업이다. '한국형 실업부조'란 명목으로 지난 2021년부터 시행했다.유형은 총 3가지로 구분한다.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하는 'Ⅰ유형'과 취업활동비용을 지급하는 'Ⅱ유형', 다양한 직무 현장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일경험 프로그램' 등이다. 신청자의 나이·소득 등 지원 요건은 유형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취업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취지에 맞게 소득기준이 중위소득 120% 이하를 충족해야 한다.사업 예산은 늘어나는 추세다. 제도를 도입한 2021년 1조 2101억 원이었던 예산은 올해 1조 2255억 원으로 155억 원쯤 늘었다. 정부가 수립한 '중기재정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 예산은 내년 1조 6271억 원, 2026년 1조 6325억 원까지 커진다. 2021년과 비교하면 35%쯤 증가하는 셈이다.문제는 매해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장에서의 호응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제도가 제 역할을 하려면 먼저 지원 대상의 많은 참여가 필요하지만, 갈수록 참여율이 떨어지는 실정이다.노동부는 제도의 잠재적 대상자 규모를 최소 79만~최대 297만 명으로 추산했다. 최소 기준엔 '최근 2년 내 취업경험 4개월 이상'을 적용했다. 최대 기준엔 '중위소득 60% 이하·재산 6억원 기준의 18~64세'를 반영했다. 이를 토대로 2021년엔 64만 명, 지난해엔 60만 명을 각각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그러나 참여인원은 최소 추산치인 79만 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도별 참여인원은 2021년 42만 2000명, 2022년 28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최소 추산치를 크게 밑도는 데다 해가 바뀌며 오히려 참여자가 더 줄었다.이에 따라 지원 목표치도 매해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64만 명 지원이 목표였던 2021년 참여인원은 42만여 명에 그쳐 달성률은 65.9%로 나타났다. 60만 명 지원을 목표로 했던 지난해는 28만여 명만이 참여해 달성률은 47.5%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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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의 핵심 성과 지표인 취업률도 저조하다. 취업률은 2021년 68.1%에서 지난해 54.4%로 감소했다. 특히 사업 대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Ⅰ유형의 취업률은 2021년 67.3%에서 지난해 53.0%로 줄었다.또 다른 핵심 지표인 고용 유지율도 시원찮다. 이 제도를 통해 구직에 성공한 취업자들의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은 매해 50% 수준이다. 취업자 절반쯤은 오래 근속하지 못하고 사업장을 떠난다는 얘기다.노동부는 저조한 실적에 대해 "지난해 고용 여건이 개선되며 잠재적 참여 대상이 감소했고, 기존 수혜자의 재참여를 제한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취업률에 대해선 "취업지원 서비스 기간이 끝난 후 취업하지 않고 종료되는 경우가 많아서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예정처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지원 대상 추계를 면밀히 다시 살펴 실현 가능한 목표치를 재설정하라고 조언했다. 매해 늘어나는 예산도 과다 편성됐다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제도 취지에 맞게 취업취약계층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예정처 관계자는 "노동부는 지원 규모를 정확히 추계하고, 애초 사업 취지대로 취업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를 확대하기 위해 홍보 강화 등 지원 대상의 많은 참여를 유인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알선기업 확대와 취업역량 강화 등을 통해 취업률과 고용 유지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