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불구 주가 잠잠수천억 주주환원책에도 투심 냉랭KB 0.19%, 신한 0.14%, 하나 -3.15%, 우리 0.78% 그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금융지주들의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지주마다 주주환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투자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거래일 기준 이번주 은행주 주가 오름폭은 KB금융(0.19%), 신한(0.14%), 우리(0.78%)에 그쳤다. 하나금융지주는 -3.15% 하락했다. 지난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역대 최대 규모인 9조1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KRX은행주 흐름도 전주대비 1.4% 오르는데 그쳤다.

    주가가 맥을 못추는 까닭은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행렬 탓으로 보인다. 지난 한달간 개인 투자자 누적순매도액은 KB금융 1313억원, 신한금융 562억원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은 844억원, 455억원에 불과했다. 개인이 던지는 물량을 외인들이 '줍줍'하는 수준에 그친 셈이다.

    금융지주들은 앞다퉈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KB금융은 3000억원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주당 510원 분기배당을 결의했다. 1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자사주 소각 규모가 1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태경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는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스케줄에 따라 자사주 매입 규모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물 배당이 늘지 않는 것도 저평가 요인이다. 4대 금융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최대 23~27% 사이에 머물러 있다. 올해는 30%까지 상향을 추진하겠다 공언했지만, 금융당국의 반다에 부딪쳐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충당금 적립 자본 확충을 요구하며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주에 드리워진 관치 이미지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5대 은행의 사회공헌 지금 금액은 53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증가했다. 특히 지역사회·공익 부문에서 42.3% 급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공공재" 발언 이후 금융당국이 상생 금융을 압박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과거 IMF 사태와 같은 극단적 위기 상황을 가정해 산출하는 건전성 비율로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실적을 가로막는 부정적 재료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양호한 펀더멘털과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던 한 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