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채 금리 변동 따라 추세 변화은행채 1년물 한달새 4.8bp 하락… 5년물 14.9bp 상승KB·신한, 한달짜리 적금 운영… 채권시장도 단기채 선호
  • ▲ 서울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창구ⓒ연합뉴스
    ▲ 서울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창구ⓒ연합뉴스
    주요국 통화정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전략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장기자금을 조달한 것보다 가급적 단기자금을 취급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연 3.857%로 지난달 초 대비 3.3bp(1bp=0.01%p) 하락했다. 반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353%로 같은기간 16.8bp 상승했다. 단기물 금리는 내리고, 장기물은 오른 셈이다.

    장기 채권이 강세를 띄는 건 내년 초로 예상했던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인 탓이다. 당초 한국은행이 올해 1월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에서는 빠르면 연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점쳐왔다. 물가가 2%대로 떨어진데다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부실우려가 대두되면서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다시 금리인상을 강행하고, 9월 추가 인상론에 힘을 실으면서 자본시장에는 재차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은 지난달 초 3.8%에서 이달 초 4.2%까지 치솟으며 시장을 지배했고, 같은 기간 2년물은 5%대에서 4.7%대까지 하락했다.

    단기자금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영업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고액자금을 장기간 유치하는 것에서 단기 상품 매출에도 집중하는 투트랙 방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6일부터 비대면 전용상품인 'N일 적금'을 출시한다. 하루 최대 3만원씩 적립 가능하며 가입기간도 31일, 100일, 200일로 짧다. 우대금리를 충족하면 최대 연 6%의 고금리도 보장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1개월 짜리 단기 적금이나 6개월 만기 정기 예금 상품을 운영 중이다. 'KB 특별한 적금'은 만기일을 고객이 임의로 정할 수 있고, 신한은행은 '한달부터 적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하나은행에는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때 기본금리를 보장해주는 '369 정기예금'이 있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축은행도 빠지지 않는다. OK저축은행은 6개월만 맡겨도 연 4.41% 이자를 주는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을 출시했다. 가입기간이 6개월만 넘어도 중도해지 손해가 없고,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만기 회전식 정기예금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중단기 상품 가입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기업분석팀장은 "5월 이후 시중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장기물이 주로 상승하고, 1년 이하 단기물은 장기물 대비 상승 폭이 크지 않다"며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대환대출플랫폼 등 대출금리 인하 압력이 소멸되기 어려워 가격 경쟁 압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