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분기 사상 최대 규모 매출·영업이익 경신김범석 의장 "10% 이상의 조정 에비타 마진율 목표"수조원 투자한 로켓배송 성과 가시화… '플라이휠 효과'
  • ▲ 쿠팡 물류센터 전경.ⓒ쿠팡
    ▲ 쿠팡 물류센터 전경.ⓒ쿠팡
    쿠팡이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하면서 정체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주를 본격화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꺾인 상황에서 쿠팡만이 나 홀로 사상 최대규모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한 것. 

    그동안 물류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에 투자했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9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은 물론 전 분기 대비 42% 성장했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으로 이전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운 셈이다.

    이런 쿠팡의 성장은 이커머스 시장의 정체 속에서 본격적인 ‘나홀로 성장’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유통업계가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금리인상 등으로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쿠팡만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의 매출 성장률은 5.7%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고성장을 이어왔던 이커머스 시장의 매출 성장률도 7.2%로 주저앉았다.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제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마켓, 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는 지난 1분기 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마진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날 김범석 쿠팡 의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분기에 12개월 누적 영업현금흐름은 20억달러, 잉여 현금흐름 10억달러 이상을 달성했으며, 순이익도 1억4500만달러를 냈다”며 “10% 이상의 조정 에비타(Ebitda) 마진율이라는 장기 목표 가이던스를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쿠팡의 자신감에는 ‘로켓배송’이 있다. 쿠팡이 다년간 수조원을 투자하는 전국단위 물류 체인을 구축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 된 경쟁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쿠팡의 핵심서비스인 ‘로켓배송’은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서비스다.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 100여 곳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투자금만 수조원 규모. 이는 그동안 쿠팡의 적자의 주요 원인이 돼 왔다.

    주목할 점은 적자의 주요 배경이 됐던 이 물류망 투자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로켓배송’은 택배사와 배송 서비스를 진행해온 다른 이커머스 업계와 결정적인 차별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쿠팡은 유료 회원 ‘와우멤버십’ 가입자에게 ‘로켓배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다른 이커머스 사업자에겐 따라가기 힘든 경쟁력이 됐다.

    쿠팡의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 분야 매출은 56억8159만달러(7조4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달러 기준으로 16% 증가했다.

    김 의장은 “다년간의 독보적 투자와 고객 경험과 운영 탁월성 양쪽에 집중한 끝에 수익성과 지속적인 고성장 모두 놓치지 않고 달성했다”며 “매출과 활성 고객 수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등 ‘플라이휠’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플라이휠’은 ‘떠 있는 바퀴'라는 뜻으로 외부 힘에 의존하지 않고 관성만으로 회전운동을 하는 자동차 부품이다. 처음에는 추진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알아서 돌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고객이 많아지면 판매자가 늘고, 고정비용의 감소와 효율성의 증가로 선순환 된다는 경영모델로 비유된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가 제시한 아마존의 성장 원리이자 사업 모델로 알려져 있다.

    특히 쿠팡의 성장은 본격적인 성장을 오프라인에서 가져오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 규모로 이중 쿠팡의 점유율은 4.4%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리테일(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성장의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고, 로켓의 모든 카테고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로켓배송에 진출한지 몇 년 밖에 되지 않은 패션과 뷰티도 전체 비즈니스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