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규제 탓에 답보… 국제 경쟁력 확보 시급

한국의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기반으로 올바른 원격의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출범 2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원격의료 도입 방향과 미래 의료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회장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원격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계를 둘러싼 다양한 규제들 때문"이라며 "현재 시범사업은 국민과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고 정부 역시 체계적인 정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그는 "보다 섬세하게 논의점을 파악하고 우리 문화에 적합한 원격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특히 국민 건강과 관련된 보건의료 분야의 규제 혁파는 일반 산업보다 어렵다"며 "해외의 선행 사례들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해외 원격의료 전문가들도 자리를 빛내 원격의료의 효과를 강조했다. 

존 할람카 메이요클리닉 플랫폼 대표는 "경증 환자뿐만 아니라 중증 환자도 대면진료와 동일한 안전성을 확보해 진료했다"며 "고령화로 인해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의사의 수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바룬 아로라 링엠디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원격의료를 통해 기존 의료 환경을 혁신해 의료 비대칭 해소와 국민 건강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로열 버크셔 NHS 재단 신탁 조 키친 박사는 "원격의료를 통해 의료진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더 많은 환자를 만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환자 역시 의료 이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규제에 가로막힌 비대면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국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송태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원격의료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나 IT 기술이 받쳐주지 못하는 나라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활성화하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용진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원격의료의 개념은 원격의료의 전반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 비대면진료를 넘어 예방적 헬스케어 등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