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감염 비율 증가세 우려 일상회복 2단계 전환 시기상조… 내달로 미뤄져온열질환 급증에 사망자 27명 집계독감 유행도 심각 수준… 고령층은 사망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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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온열질환과 독감까지 겹쳐 올여름 대한민국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병원급 이상 마스크 해제 등 일상회복은 미뤄졌고 개인방역 수칙 준수가 중요한 시기로 전환됐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8월 첫째 주(7월 30일∼8월 5일) 코로나19 주간 확진자는 34만6695명으로 일평균 4만9528명이다. 6월 넷째 주부터 6주 연속 증가세다. 

    지난 6월 이후 확진자의 격리의무가 해제된 상황이라 검사를 받지 않은 '숨겨진 확진자'까지 감안하면 통계상 수치 대비 2~3배는 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177명, 사망자는 14명으로 지난주(170명·13명)보다 늘었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급격히 오르지는 않았지만 확진자 발생 추이에 따라 의료 대응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백신의 효과도 떨어지고 있어 재감염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전체 신규 확진의 45.6%(7월 셋째 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으며 점차 이 비율이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르면 복합면역군(백신면역 +자연감염)을 포함한 모든 집단에서 면역 감소가 일어나기에 재감염의 위험이 크다"며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하반기 백신 추가접종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코로나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재감염 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당초 이날 계획됐던 일상회복 2단계 발표는 내달로 미뤄졌다. 

    방대본은 "코로나19와 관련 자율 방역 기조를 유지하되 고위험군 보호에 더욱 중점을 둬 관리한다는 원칙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폭염 속 온열질환 속출… 이례적 독감 유행파 

    전날(8일)은 가을을 알리는 '입추'였으나 폭염은 지속돼 온열질환 발생도 작년과 비교해 급증했다. 

    질병청이 운영 중인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온열질환자 106명이 발생했고 올해 총 환자 수는 1984명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된 추정 사망자도 누적 27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들이 겪은 증세로는 열탈진이 56.4%로 가장 많고 열사병 19%, 열경련 13.7%, 열실신 8.8%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약 40%는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직업은 단순 노무 종사자가 19.2%, 농림어업 숙련종사자 7.9%로 야외 작업이 많은 직업군의 환자가 많았다.

    주로 온열질환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사이가 17.3%로 가장 많고 오후 2~3시 사이가 10.1%, 오후 3~4시 사이가 11.3%로 나타났다. 발생 장소의 경우 작업장이 30.3%, 논밭 14.9%, 길가 10.7% 등 실외가 79.7%였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하며 만약 40도 이상 고열이 나타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세도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0주차(7월 23~29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15명이었다.

    통상 독감 환자는 봄을 지나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유행의 꼬리가 유독 길고 두꺼운 특징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이 독감 유행을 억제하는 근거로 작용했는데 올해는 이러한 방역체계가 완화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독감 유행은 취학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특히 심한 편이다. 

    30주차 연령대별 의사환자 분율을 보면 7~12세가 29.7명, 13~18세가 29.0명으로 높았고, 1~6세는 15.0명, 19~49세는 18.0명이었다. 50~64세와 66세 이상은 각각 9.4명과 6.2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독감 환자는 연도별 최소 21만명에서 최대 303만명으로 변동이 매우 컸다. 대부분 경증이었으나 평균 9.7~18.9% 환자는 입원치료를 받았고 0.2~0.9% 환자는 기계 호흡 치료나 중환자실 입원치료를 받았다.

    특히 80세 이상 사망률이 높아 고령층 등 고위험군 대처가 중요한 질환이다. 

    방대본은 "여름철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마스크 착용, 수시로 손 씻기, 기침예절 준수와 함께 주기적인 환기·소독 등 자율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교통·다중이용시설 등 3밀 환경이나 의료기관 등 고위험군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에서는 적극적인 실내 마스크 착용을 통해 방역수칙을 자율적으로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