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률 63.2%, 역대 최고… 15~29세 취업 9개월째 감소2분기 빈 일자리 21.5만개…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어신규 고용보험 가입자 35% 외국인… 제조업은 90% 차지정부 "외국인 인력 확대 지속 추진… 고용허가서 신속 발급"
  • ▲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지역특화형 비자 유학생 채용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연합뉴스
    ▲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지역특화형 비자 유학생 채용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연합뉴스
    빈 일자리는 매해 증가하는 데 반해 경제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들은 취업이 감소하는 미스매치(수급 불일치)가 지속하는 가운데 '외국인 인력'이 우리 고용시장 속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제조업 등 우리 주력 산업에서 내국인의 빈 자리를 채우며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 인력의 채용을 늘리거나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10일 '범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제8차 회의를 열고 지난달 고용동향 현황과 빈 일자리 대응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는 이성희 노동부 차관과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이 주재했다. 

    지난달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역대 7월 기준으로 고용률(63.2%)은 1982년 이후 최고치, 실업률(2.7%)은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양호한 지표를 보였다. 취업자 수는 장마철 집중호우 여파로 증가 폭이 급감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해 21만 1000명 늘며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방 1차관은 "앞으로 고용은 8월 태풍·폭염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고용상황을 보여주는 고용률과 실업률은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계수치를 자세히 보면 실상은 다소 다르다. 고용시장에 진입해 경제활동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청년층(15~29세) 취업은 9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지난달 기준 청년 취업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3만 8000명 줄었다. 앞서 2분기에도 △4월 13만 7000명 △5월 9만 9000명 △6월 11만 7000명 각각 감소했다.

    지난달 최고치를 보인 고용률에 일조한 것은 청년층이 아닌 고령층(60세 이상)의 단순 일자리 증가와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인력의 영향력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 37만 2000명 중 외국인 인력이 35%(13만 1000명)를 차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올 들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외국인 인력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곡선은 내림세다. 내국인 증가분만을 놓고 보면 올 3월 27만 1000명에서 지난달 24만 1000명으로 감소세다.

    외국인 인력은 지난달 기준으로 우리 주력 산업인 제조업에 89.7%가 몰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제조업의 고용보험 신규 가입 11만 8000명 중 내국인은 4000명(3.3%)에 불과했다. 이는 내국인 특히 청년층이 기피하는 일을 외국인 인력이 대신하고 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 ▲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자 수.ⓒ고용노동부
    ▲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자 수.ⓒ고용노동부
    고용·취업률의 단순 수치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고용시장엔 빈 일자리 수가 많고, 전년과 비교해서도 회복하지 못하는 추세다. 올해 빈 일자리 수는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1년보다도 큰 규모다. 2분기(4~6월)를 기준으로 빈 일자리 수는 2021년 15만 7000개에서 올해 21만 5000개로 늘었다. 코로나 이전 시기였던 2019년 2분기(17만 6000개)와 비교해서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빈 일자리 수는 2~6월까지 유의미한 변화 없이 줄곧 21만 명대를 유지 중이다.

    정부는 앞서 2차례에 걸쳐 빈 일자리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고용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외국인 인력의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9개월 연속 감소 중인 청년층의 취업률을 당장 끌어올리는 게 녹록잖다면 외국인 인력으로 충원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미 빈 일자리 해소지원 10개 업종 중 제조업은 외국인 인력을 통해 수혈받고 있는 상태다. 제조업에서 일하는 내국인이 올 3월 1만 4000명에서 지난달 4000명으로 1만 명 감소한 것과 달리, 같은 기간 외국인은 8만 8000명에서 11만 4000명으로 30% 늘었다. 제조업의 신규 고용보험 가입은 외국인을 제외하면 둔화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 인력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고용허가제(E-9·H-2) 외국인의 고용보험을 당연적용하고 신규 채용을 늘린 결과,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자 수는 △5월 17만 7000명 △6월 18만 4000명 △7월 19만 명 등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고용허가 인원(E-9)을 기존 6만 9000명에서 11만 명까지 2배쯤 늘릴 예정이다.

    이 차관은 "올해 1·2차 빈 일자리 해소방안을 통해 구인난이 심각한 10개 업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뒤 관계부처 합동으로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E-9 도입 규모를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최대인 11만 명으로 확대하는 등 외국인 인력 공급을 늘리고, 이들 중 65%에게 고용허가서를 발급하는 등 신속한 도입으로 현장 인력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달 중 열릴 예정인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도 외국인 고용을 주제로 집중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