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주재 외국특파원 대상 브리핑서 IAEA 보고서 근거로 설명자국 어민 피해 지원을 위해선 총 800억엔 규모 기금 마련국내 수산업계 "소비촉진만으론 한계"… 政, 비축예산 1750억원 등 편성
  • ▲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연합뉴스
    ▲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연합뉴스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일본 정부가 이번 방류로 인한 소문 피해 지원 대상에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 어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2일 도쿄 주재 외국 특파원을 대상으로 한 오염수 방류 브리핑에서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문(풍평)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한국, 중국 등 주변국 어민도 보상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해양 방출로 인한 방사선 영향은 무시할 정도이므로 주변국 사람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는 일본 국내법과 국제법을 지키면서 국제관행에 근거한 조처"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 보고서에 나왔듯 사람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국경을 넘어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만할 정도라고 (IAEA 종합보고서에) 기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4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들어맞으며 계획대로 방류가 이뤄진다면 오염수가 인체와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IAEA 종합 보고서를 근거로 국내외에서 홍보 활동을 벌여 왔다.

    일본 정부 관계자의 이런 설명은 사실상 자국 어민 외에는 피해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고 가격이 떨어지는 등 자국 어민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문 피해 대책 지원용으로 300억 엔(2800억 원),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 엔(4600억 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해 놓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전날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면담에서도 어업인 지원 예산 확보 요청에 대해 "처리수 영향에 드는 예산에 대해서는 수산 예산과 별도로 정부 차원에서 책임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 ▲ 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원들이 지난 10일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 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원들이 지난 10일 부산역 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수산업계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소비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태도다.

    수협중앙회는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를 열어 조만간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대책위에는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등이 참여한다. 수협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산물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할 테니 국민들은 불안해하지 말고 안심하고 우리 수산물을 이용해달라는 취지로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협 수산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부산감천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일본산 명태와 갈치 거래량은 각각 94.2%, 97.2% 줄었다. 2013년 원전 오염수 누출 때는 국내 전통시장에서 40%, 대형마트·도매시장에서 각각 20%쯤 수산물 소비가 줄었다.

    수산업계는 수산물 소비 촉진, 정부 비축, 어가 경영안정 대책 등 정부의 종합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 상황에 대비해 올해 수산물 정부비축 예산을 지난해의 2배 이상인 1750억 원으로 편성한 상태다. 민간 수매 지원 예산으로 1150억 원, 제로페이·환급 등을 포함한 상생할인 예산으로 640억 원을 각각 마련했다. 다만 오염수 방류 피해를 둘러싼 논란이 있는 데다 아직 피해가 구체화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직접 지원' 방식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