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자보험 계열 2곳 매각 시동3000억 규모 ABL, 복수 사모펀드 본입찰 참여금융권, 동양생명 군침… 저우궈단 대표 움직임 주목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이 이슈화되면서 금융지주사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 입장에선 규모가 작고 실적이 부진한 ABL생명보다는 업계 최대 매물인 동양생명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아 동양생명의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계열사인 하나생명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하나금융도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양호하고 충분한 영업력을 갖춘 동양생명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보유 중인 생명보험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시작은 ABL생명이 지난해 말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고 원매자를 물색하면서다.

    JC플라워,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 노틱인베스트먼트 등 사모펀드 운용사 3곳이 예비 실사를 진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복수의 사모펀드(PEF)가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본입찰에 뛰어든 사모펀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선 다자보험그룹이 ABL생명 적정 매각가로 약 3000억~4000억원을 책정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말 기준 ABL생명의 자산 규모는 17조원으로 자기자본은 9162억원이다. 올해부터 적용된 새 지급여력비율(K-ICS)은 163.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가까스로 넘었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으면 111.4%로 떨어져 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선 원매자들이 인수전을 완주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오히려 금융지주사가 인수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앞서 KDB생명 매각에서도 다수 PEF 운용사가 본입찰 전부터 관심을 보였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만이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예비입찰에 참여한 PEF 운용사들이 금융지주의 출자를 받아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 PEF 운용사가 금융지주의 출자를 받는다면 유력한 인수 후보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까지 동시에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험사가 필요한 국내 금융지주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함께 넘기기 위해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한 동양생명은 2년 뒤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다. 이후 2018년 안방보험이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꾸준히 잠재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동양생명 자산 규모는 37조원으로 생보업계 상위권에 속한다. 이 기간 자기자본은 2조987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기준 순이익은 1565억원으로, 101억원에 그친 ABL생명의 15배 수준에 이른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동양생명 적정 매각가는 1조2000억~1조6000억원 사이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매물로 출하될 경우 금융지주사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생보업계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계 생보사들의 국내 시장 철수가 이어지고 있으며 M&A(인수·합병)를 통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동양생명은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국내 금융지주에게는 최적의 매물"이라며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함께 매각하려 한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