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3인 압축"내부 후보에 힘 실릴 것"3연임 은행장 허인, 한발 앞서 '전략통' 양종희도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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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차기 회장 경쟁이 사실상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 간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유일한 외부 인사인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이 숏리스트 3인에 이름을 올렸지만 두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29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추렸다. 허인 KB금융 부회장, 양종희 KB금융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등이다.내부 2명과 외부 1명으로 균형점을 찾은 회추위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적임자"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먼저 1961년생 동갑내기인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포스트 윤종규'로 주목 받아왔다.KB 내부에서는 두 사람 중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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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부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 3연임에 성공한 인물로 뛰어난 영업력이 강점이다. 2017년 윤종규 회장으로부터 은행장 바톤을 넘겨받은 후 국민은행을 리딩뱅크에 올려놓았다.2022년부터 그룹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디지털과 영업, 글로벌, 보험 등 그룹의 핵심 영역을 두루 섭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용하고 소탈하지만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이들 후보 중에선 포스트 윤종규에 가장 다가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아울러 출생지(경남 진주)도 본의 아니게 이점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현 4대 금융지주 회장의 출생지가 호남(진옥동‧임종룡), 충청(함영주)에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호남(전북 전주) 출신인 양 부회장은 그룹 포트폴리오에 없던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다. 이후 KB손보의 대표이사를 3연임 하며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키워냈다. 2021년 부회장에 올라, 그룹의 전 부문 경영에 참여하며 경영능력을 증명해왔다.금융권 관계자는 "양 부회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재무통으로 요직을 두루 거쳤고, KB손보 사장을 맡아 비은행의 부문 핵심 계열사로 키워냈다"면서 "다만 은행장 커리어가 없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외부 출신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1961년생으로 2015년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 부회장을 각각 역임했다.굵직한 금융 커리어를 바탕으로 금융그룹 CEO 경쟁에 단골로 등장해왔다. 2020년 KB금융 회장 경쟁에서 숏리스트에 포함됐었고, 지난해 말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도 5명의 후보 중 한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세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허 부회장이 다른 두 후보 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KB금융이 그동안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모범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을 갖춰온 점을 고려하면 내부 후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