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호재에 단숨에 '6만전자' 탈피유럽 스마트폰 판매 호조·엔비디아 공급계약·고용량 D램 개발반도체 업황 바닥론…주가 탄력 기대감 고조
  •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여 만에 7만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6.13% 오른 7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7만원대를 회복한 건 한 달여 만이다. 8월 2일 6만원대로 내려간 주가는 8월 18일 6만63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줄곧 6만원 벽을 뚫지 못했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주가가 7만원대를 회복한 건 잇단 호재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역대 최대 용량이다. 1983년 64Kb D램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올해 32Gb D램 개발로, 40년 만에 D램의 용량을 50만배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와의 공급계약 소식 역시 주가 상승 재료가 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과 동시에 공급계약도 맺었다. 

    유럽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Z플립5·폴드5의 연간 1000만대 판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총괄 마케팅팀장(상무)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 개막 전 행사에서 플립5·폴드5가 유럽 초기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기준 갤럭시 노트 시리즈 수준을 넘어섰다.

    연이은 호재 속에 업황 개선 기대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월 대비 15% 증가한 86억달러를 기록했다. 바닥을 찍던 1분기 이후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조697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상황도 긍정적이다. 그간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던 개인투자자들은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이들은 해당 기간 이 주식을 9957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전자가 급등한 지난 1일 외국인 투자자들도 55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잇단 호재에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씨티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오는 2025년의 영업이익을 각각 1%, 7%, 10% 상향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씨티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HBM3의 주요 공급사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2분기에 HBM3 샘플을 보냈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검증 절차는 3분기 말에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