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프리미엄 고려하면 사실상 역마진조달비용 늘지만, 대출금리 인상 어려워예대금리차 5개월 연속 하락… 수익 다변화 숙제
  • ▲ 농협은행 관계자가 AI 은행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 농협은행 관계자가 AI 은행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연거푸 경신하던 은행권 실적 전망이 어두워 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영업이익의 핵심을 담당했던 이자마진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는 연 3.70~3.75% 수준이다. 지난달 초 연 3.65~3.69%와 비교하면 하단은 0.05%p, 상단은 0.06%p 인상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초 연 4.28~6.92%에서 이날 현재 3.79~5.91%로 하락했다. 상당수 대출차주가 적용받는 금리 하단을 기준으로 0.49% 떨어졌다. 은행 예대금리차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예컨대 이날 기준 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3.75%인데, 주담대 혼합형 최저 금리는 연 3.79%다. 최저 금리를 적용했을 때 예대마진은 0.04%p에 불과하다. 대출 부실 가능성을 부과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마진 구조다.

    KB주담대 5년 고정금리 상품의 준거금리는 금융채 5년물로 연 4.3%에 달한다. 실제 은행 자금조달 과정과 차이는 있지만, 해당 상품만 놓고보면 연 4.3%로 돈을 구해서 소비자에게 최저 연 3.79%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점차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은행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68%로 전월대비 0.01%p 하락했으나 대출금리는 연 5.11%로 같은기간 0.06%p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신규취급 예대금리차는 1.43%로 올해 2월 1.78% 이후 5개월 연속 축소 중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지수)는 3.69%로 잔액기준 3.98% 대비 0.14%p 낮았다. 신규취급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 격차는 은행 이자마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올해 2월 마이너스(-)로 역전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은행 순이익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연속 하락했다. 국내은행의 2분기 NIM은 1.67%로 1분기 대비 0.01%p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에도 실적이 상승한 것은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은행권은 설명한다.

    수익성 악화를 앞두고 은행들은 수익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90%에 육박하는 이자이익 비중을 줄이고 수수료나 투자수익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해외 금융 진출도 세차게 타진하는 카드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다른 금융업 뿐 아니라 주요 산업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비금융사업에 진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이어 "기관산업으로서 안정적으로 자금 중개, 결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규모에 상응하는 수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