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ECB, 다음주 연준 통화정책방향회의경기침체·소비위축 심화… 숨고르기 전망치솟는 국제유가에 추가 긴축 및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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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국제유가와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매섭게 조여 온 긴축기조에 속도조절을 더하는 것으로 연말 추가긴축 불씨는 여전히 남은 것으로 보인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번주와 다음주 순차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ECB는 오는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오는 20일이다.특히 ECB의 이번 통화정책결정회의 방향은 상당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7월 빅스텝(정책금리 0.5%p 인상) 이후 9차례 연속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일시중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ECB 총재는 7월 금리인상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9월에는 금리인상을 할수도, 일시중단(Pause) 할수도 있다"며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ECB는 불과 1년여만에 기준금리를 4.25%p 끌어올렸다. Fed가 일시적으로 금리인상을 건너뛰었을 때도 라가르드 총재는 "계속 인상하겠다"며 긴축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두자리수를 넘나드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0.1%로 주저앉았고, 주요 제조업 구매력이 반토막 나는 등 경기침체 신호가 분명해 지자 금리인상을 쉬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3분의 1정도로 전망했다.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p 인상한 Fed도 이달에는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 금리를 쫓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9월 FOMC에서 금리동결 가능성을 93%로 반영하고 있다. 0.25%p 인상 가능성은 7%에 그친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로 안정세를 찾은데다, 8월 CPI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다만 심상치 않은 국제유가 상승률과 여기에 연동돼 오르는 CPI는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6.75달러로 이달 초 82달러 선에서 대폭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선언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는 짧은 기간 급격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터치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페드워치는 연말까지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40% 이상으로 반영 중이다.국제유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미루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Fed가 연내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지만, 현재는 내년 하반기로 미뤄진 상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대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인플레 재발생 우려가 부각됐다"며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인상 또는 고금리 기간 연장 등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내달 19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추가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회의 직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모두 당분간 최종 기준금리를 3.75%(현재 3.5%)까지 올리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기준금리 0.25%p 올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매파적 발언이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며 "10월엔 충격이 많이 생기는데 9월에는 금통위가 없어 시장을 통한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