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 마이너스 전환 3년만 최악수익성 반토막… 반도체 겹겹이 손실대기업 배당금 털어내며 부채비율 줄여중소기업 차입금의존도 7년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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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뉴데일리DB
    우리나라 기업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 전환했다. 코로나19가 덮쳤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 감소세에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4.3%로 1분기 0.4%에서 -4.7%p 둔화됐다. 글로벌 성장세가 꺾이면서 IT 경기회복이 지연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조업 전체 매출액 증가율은 1분기 -2.1%에서 2분기 6.9%로 상승 전환했지만, 기계 및 전기전자업은 -15.4%로 1분기 -14.3%에서 하락폭을 키웠다. 반도체 부진 여파에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4.84%로, 중소기업 하락폭 -2.02%보다 컸다.

    2분기 총자산 증가율은 1.1%로 이역시 전년동기 2.3%대비 축소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동기 7.1% 대비 하락했다. 제조업이 8.6%에서 2.9%로 하락폭을 키웠으며 비제조업도 5.1%에서 4.6%로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한 기계 및 전기전자업은 같은기간 12.1%에서 -1.6%로 하락전환했다.

    기업규모별로도 대기업(7.4%→3.3%) 및 중소기업(5.8%→5.0%) 모두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6%로 같은기간 1.2%p 떨어졌다.

    악화되는 성장과 수익성에 비해 부채비율은 1분기 95%에서 2분기 90.8%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부채비율 하락은 영업활동 측면이 아닌 미지급된 배당금 처리와 매입채무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미지급 배당금을 2분기 중 지급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부채비율은 하락했지만, 대기업 부채비율만 92.6%에서 86.8%로 하락했고, 중소기업은 106.6%에서 110.8%로 오히려 상승한 것도 배당금 착시 효과 탓으로 보인다. 차입금의존도도 대기업은 25.05%에서 24.42%로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은 30.23%에서 32.76%로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주력 업종인 반도체를 비롯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기업의 실적 개선을 위한 투자·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및 수출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