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뼈 깎는 구조조정 선행"… "한전공대 지원은 계속돼야"산자장관 후보자 인청… "고위직 때 주식투자 안 해, 모두 근로소득"자녀 불법유학 지적에 "관련 법 인지 못해 미진… 잘된 점 아냐" 고개 숙여질의 전 여야 공방… 與 "자료 미흡은 국회 모욕" vs 野 "과도한 요구"
  •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DB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DB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3일 열린 가운데 후보자의 부당 소득공제·주식 투자 등 재산 문제와 자녀 불법 조기유학 의혹 등을 두고 여야 간 격한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인사청문 질의에 앞서 방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며 '국회 모욕죄' 고발을 거론했고, 이에 맞서 여당은 '과도한 요구'라고 비판하며 냉각된 기류 속에서 청문회가 이어졌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관련 질의에 앞서 방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40여 분간 이어졌다. 

    민주당은 사전에 요청한 금융 관련 정보 등을 개인정보란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방 후보자를 질타했다. 이들은 공직자 자질 검증에 있어 비협조적인 태도는 국회를 모욕하는 행동이라며 관련 법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합리적인 선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라고 맞서면서 방 후보자를 두둔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는 방 후보자의 재산·탈세 문제에 질문이 집중됐다. 방 후보자는 부당 소득공제와 주식 투자, 자녀 증여 등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부모를 '독립생계 유지'로 등록해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수출입은행장 재직 기간에는 어머니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추가 소득공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방 후보자가 이런 방식으로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말정산에서 연 250만 원의 부당 소득공제를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대해 방 후보자는 "장남이고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어 어머니가 소득공제가 되니까 신고하겠다는 세무사의 말이 있었다. 세무사가 세법상 문제가 없다고 안내를 했다"며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지적이 있어서 수정 신고하고 다시 차액을 납부했다. 그동안 그렇게 신고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방 후보자의 주식투자 등 공직자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매년 재산신고 전에 전 증권을 팔아서 현금화하고, 재산등록할 때는 기록에 남기지 않는 과정을 반복해 증권거래 내역을 감췄다"며 "재산등록제도를 무력화하고 편법화한 것이라고밖에 추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방 후보자는 "주식 계좌의 금액이 변동된 건 허용이 가능한 펀드와 신탁, 예금 등이 왔다갔다한 것"이라며 "주식 투자가 허용되는 하위 공무원일 때는 주식 투자가 있었다. 금지된 직위에 있을 때 주식 투자를 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거래 내역 등을 왜 제출하지 않는지 묻는 박 의원의 질의에는 "거래 내용이 없기에 안 드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방 후보자는 총 재산으로 신고한 76억796만 원에 대해서는 부모로부터의 증여 없이 자신과 배우자의 근로 소득으로만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재산등록과 신고를 해왔기 때문에 일부러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고 대부분 금융기관에 재산을 다 위탁해 운용해 왔다"며 "국민 눈높이에 비해 등록된 재산이 많아 항상 조심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DB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데일리DB
    방 후보자 자녀의 불법 조기유학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방 후보자의 장남은 중학교 과정을 마치지 않으면 부모 없이 해외유학을 하지 못한다는 현행 법을 어기고 중학교 2학년이었던 2012년 영국에서 홀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후보자는 법을 어겼다는 점에서 잘못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보호자를 지정해서 유학을 보냈다"면서도 "그 당시 세세하게 규정을 알지 못해 미진한 점이 있었다. 국내법이 규정돼 있는데 (어겼다는 점에서) 잘된 점은 아니다"고 유감을 표했다.

    방 후보자는 부처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난 해소에 대해서는 조직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적자 원인으로 지적하며 원전 생태계 정상화 의지를 피력했다.

    방 후보자는 "한전의 대규모 적자는 요금 조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국민에게 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장관에 임명되면 신임 한전 사장 등과 함께 경영쇄신 방안과 추가적인 재정건전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을 두고는 "한전의 적자는 유가 변동이 큰 원인이지만,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주요 원인이다. 요금이 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탈원전"이라며 "원전 가동률 저하와 원전 조기폐쇄, 신규 원전 건설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원전 가동률과 영업 적자는 반비례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많은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금융 지원 제도를 보완하고 일감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발주를 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출연금 규모가 줄고 다수의 비위가 발각되며 존폐론이 불거진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의 지원에 대해서는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방 후보자는 "한전공대는 에너지 분야 인재 개발기관으로서 필요인력 양성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재양성 기관에 대한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