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단위 인증체계 개발 시도, 서울이 최초吳, 뉴욕 세계무역센터 단지 둘러보고 영감"용산, WTC처럼 세계적 주목받는 공간될 것"
  • ▲ 미국 뉴욕 WTC 캠퍼스 지하 오큘러스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 ⓒ서울시
    ▲ 미국 뉴욕 WTC 캠퍼스 지하 오큘러스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 ⓒ서울시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일대 약 50만㎡를 재개발하는 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세계 최초 지역 단위 친환경 인증구역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오후(현지시각) 친환경으로 개발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단지(WTC Campus)'를 둘러보고 미국그린빌딩협회(USGBC)와 '서울형 지역단위 도시개발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체계'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USGBC는 친환경 평가인증체계 '리드(LEED)'를 개발·운영하는 비영리단체다.

    LEED는 1989년 개발 후 전세계 190개국에 걸쳐 널리 이용되는 대표적인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제도다. 건물 단위는 물론, 지역단위 인증체계까지 제도를 구축하고 있으며 10만개 이상 인증사례를 갖고 있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지역·구역 단위 도시개발 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친환경 평가인증제를 만들어 이를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호로 적용할 계획이다

    그간 시는 개발사업에 녹색건축인증(G-SEED), 제로에너지빌딩 인증(ZEB) 등 국내 평가 인증제도를 활용해 건물 단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서울형 평가인증체계는 친환경 평가인증을 도시 단위로 확장한 개념이다. 구역이나 지역 차원의 종합적인 친환경 개발계획 수립을 유도해 친환경 개발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브라질 △인도 △캐나다 등에서 기존 LEED를 각국 실정에 맞게 인증제도를 변형·운영중이지만 도시 단위 인증체계를 개발하는 시도는 서울이 처음이다.

    이번에 체결된 MOU에 따라 향후 5년간 시가 USGBC와 협력해 서울형 LEED를 만들어 제안하면 USGBC는 이를 운영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서울 특성에 맞는 자체 평가인증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오 시장이 이날 찾은 WTC 단지는 업무·교통·상업·문화시설 등 복합 용도를 대규모 단위로 친환경 개발한 대표 사례다.

    면적 6만4000여㎡ 부지에 지상 104층 규모의 1WTC 빌딩 등 7동 건물을 조성하면서 온실가스를 2025년까지 35%, 2050년까지 8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대부분의 건물이 LEED '골드(GOLD)' 인증을 받아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인접한 대중교통역과 긴밀한 환승체계를 구축해 도심 내 보행과 대중교통간 연계성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원활한 단지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허브를 조성했으며 단지 전체의 편의기능을 위해 상업시설을 복합 개발했다.
  • ▲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또한 오 시장은 단지 지하 1층 '오큘러스' 건축 디자인을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적용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오큘러스는 철도역과 지하철역이 만나는 장소에 교통허브와 쇼핑몰을 함께 넣은 공간이다. 시간적으로 지나가는 열차 칸에 탑승한 승객이 이 공간을 바라볼 수 있고 반대로 이곳에서도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지하공간임에도 부양된 느낌을 줄 수 있게 구조체가 떠받치는 형태로 만들었으며 모든 구조물을 흰색으로 칠해 지하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천장은 기술적으로 채광이 잘되도록 계획했다.

    특히 길이 약 105m, 너비 35m의 넓은 홀임에도 기둥이 전혀 없어 출퇴근길의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이동할 때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했다.

    오 시장은 "용산은 △제로에너지 △제로탄소 △100% 가까운 신재생에너지 등에 욕심을 내볼만한 곳"이라며 "기후위기가 새롭게 주목받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신도시급인 용산을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를 쓰고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유려하게 잘 만들면 세계적으로 매우 주목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정비창 일대에 미래도시 키워드를 담아 도시경쟁력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신(新)중심지로서 국제업무지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개발은 2000년대 초반에 시작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로 주변 여건이 악화되면서 2013년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7월 시가 개발구상을 발표하면서 본격 재추진됐다. 올해 3월 용산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을 위한 TF팀을 꾸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발 주요방향은 △24시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융복합 국제도시 △세계로 연결되는 3차원 입체교통도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쾌적한 생활환경 녹지 생태도시 △첨단 스마트기술 혁신 전진기지 스마트도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