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본격화…노후단지 재건축 훈풍소유주 호가 올렸지만 거래 안돼…희망 가격차 벌어져대부분 간보기 문의만…용적률 높고 사업성 낮아 한계용산역 도보 20분…인프라 부족 실거주보다 투자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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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대표 낙후지역인 서부이촌동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일부 소유주가 용산개발 기대감에 호가를 수억원 올리는 등 눈에 띄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하지만 현장분위기는 아직 낙관론보다 부정론이 우세한 형국이다. 높은 용적률과 부족한 사업성, 애매한 입지 등 재건축 추진 걸림돌이 산적한 까닭이다.14일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현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달초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발표후 소유주와 매수자간 희망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매수문의는 이전보다 늘었지만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해 성사되는 거래가 거의 없다는 전언이다.시장에선 소유주와 매수자간 '동상이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인근 D공인 관계자는 "서부이촌동 단지들은 용적률이 300%를 웃도는데다 소형면적 위주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단순히 인근 개발호재만 보고 들어가기엔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이어 "개발호재에도 호가만 오를뿐 실제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 것도 재건축 기대감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H공인 관계자는 "매물과 거래가격을 묻는 전화는 확실히 늘었다"면서도 "대부분 간보기 문의라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소유주들은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 호가를 올리고 매수자들은 희망가격을 유지하면서 관망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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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이촌동은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부지에서 제외됐지만 바로 인근에 위치한 입지 덕분에 직·간접적 수혜가 기대되고 있는 지역이다.해당사업이 처음 추진됐던 2010년 당시엔 개발대상에 포함됐지만 보상 문제로 몸살을 앓다 결국 제외된 바 있다.이지역 한강변단지들은 한강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는 뜻에서 '병풍아파트'로 불린다.서에서 동으로 △이촌시범중산아파트(용적률 195%) △북한강성원아파트(376%) △대림아파트(397%) △현대한강아파트(383%)가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다.이들 단지 모두 한강조망이 가능한 '황금입지'이지만 용적률이 200~400% 안팎으로 높아 재건축 적합성이 떨어진다. 보통 용적률이 200%를 넘으면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대안으로 리모델링이 거론되지만 최근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데다 공사비인상 여파로 사업착수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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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장을 둘러보니 한강변인 점을 제외하면 입지가 다소 애매했다.우선 가장 가까운 용산역까지 걸어보니 20분이상 소요돼 역세권으로 보기 어려웠다.동부이촌동과 달리 강남권과 직접 한강다리로 연결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강남권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0411 지선버스를 이용하면 한번에 이동 가능해 불편함이 덜할 것으로 보였다.주변에 이용할만한 상업시설도 현저하게 부족했다.이지역은 준공 20~50년차를 맞은 노후아파트 단지와 저층상가들이 부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프라부족 문제는 국제업무지구 완공이후에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수도권지하철 1호선에 의한 단절성도 아쉬운 부분이다. 서부이촌동 동측에서 서측으로 이동하려면 지하철 선로위 고가다리를 건너야 한다.이같은 한계점 탓에 시세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현대한강아파트 전용 59㎡ 지난달 거래가격은 14억2000만원으로 이전 최고가격인 17억원보다 2억8000만원 빠졌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이나 철도 지하화 모두 장기 프로젝트라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도 거래 부진 이유"라며 "서부이촌동내 단지들은 학군이나 인프라, 교통 등을 고려할 때 실거주보다는 장기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