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국채금리 4.8% 돌파…2007년 이후 최고치미 연준 고금리 기조 장기화 조짐 영향증시 비관론 확산…국내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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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조짐에 채권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긴축 발작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9%를 넘어서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전날에도 미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4.702%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난달 25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529%를 기록하며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오름세다.국내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26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054%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4%대를 10개월 만에 재돌파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수준보다 기준금리를 더 올린 후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는 채권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동결(5.25%~5.5%)했지만 이는 연준은 고강도 긴축을 장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2024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100bp에서 50bp로 축소되며 5%대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됐다.이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소도시 요크에서 열린 지역경제 행사에서 "노동시장이 강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물가 안정이 필수"라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같은 날 마이클 바 부의장도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긴축 수준에서 얼마나 지속할지가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주식시장은 조정을 보이고 있다.지난 3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1.37%, 나스닥지수는 1.87% 밀렸다.뉴욕 증시에서 다우산업지수는 2.8%, S&P500지수는 3.6%, 나스닥지수는 지난 3분기 3.5% 내리며 올해 처음으로 분기 기준 약세를 보였다.국내 증시 역시 고전하고 있다. 코스피는 3분기 3.9%, 코스닥은 3.1% 하락했다. 4일 오전 9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 코스닥은 1.9% 내리고 있다.증시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아트 캐신 UBS 이사는 "매년 10월은 '바닥의 달(Month of Bottom)'로 불리는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면서 "엄청난 매도세가 발생한 이후 이달에 증시가 바닥을 찍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10년물 국채금리가 4.7%를 다시 돌파할 경우 증시 급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다만 10년물 국채금리가 4.6% 수준을 유지할 경우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안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국내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 원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49.3원)보다 11.2원 오른 1360.5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10일 1377.5원 이후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 FOMC 회의에서 시작된 긴축 발작 리스크가 현실화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미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 긴축 발작 리스크가 가시화될 수 있다"면서 "미 국채 금리의 안정 여부를 좀 더 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과 한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각각 4.5%, 4.0%인데 여기에 스프레드를 얹으면 은행예금과 회사채 금리가 산출된다. 시중자금을 놓고 증시가 회사채, 은행예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증시로의 절대자금 유입은 줄어들게 된다. 추세적 상승 대신 잦은 변동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