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시행 두 달여 앞으로…민주당 입장 정리 '아직'당내 발언 따라 주식시장 일희일비…분노와 기대 사이 선 투자자들지속되는 금투세 불확실성 …증시 발목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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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정리가 시행 약 70일을 앞두고도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자 시장의 시선은 온통 민주당에 입에 쏠려 있다. 다가올 연말 예산 정국에서 금투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그간 조속한 제도 폐지를 촉구해온 개인투자자들은 당내 발언에 따라 분노와 기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24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3일 집권플랜본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권 행보의 시작을 알렸다.총괄부본부장을 맡은 친명계인 김병욱 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내 논란이 됐던 금투세 시행에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김 전 의원은 "국민 개개인의 부의 증대에 초점을 맞추겠다. 부의 증대를 적극 장려하겠다"며 "금투세를 시행하지 않고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 등 법적인 환경을 조속히 정비하겠다"고 말했다.정치권에선 금투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정리는 국정감사 기간 이후인 11월, 예산정국과 맞물려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가올 예산 정국에서 금투세를 일종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그간 금투세 논의는 민주당 내 의원들 간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면서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지난 7월 10일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투세 도입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며 유예론을 처음 들고 나왔지만 그간 시행 강행을 주장해온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하루 만에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고 맞섰다.이로부터 5일 뒤 이재명 대표는 다시 금투세 공제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보완 시행해야 한다고 당초 밝혔던 입장과 다소 온도차를 보였고, 그달 중순 민주당 최대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한동안 금투세 논의가 수면 아래 가라앉았다가 9월 초 이소영 의원, 이언주·김민석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당내 금투세 유예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그러나 주식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당 차원의 금투세 공개 토론회를 앞두고 다시 임광현 의원을 중심으로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한 보완패키지법이 발의되면서 조속한 유예 결정을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였고, 금투세 토론회에선 일부 의원들의 '인버스 투자', '역할극' 등 각종 실언까지 나오며 공분을 샀다.민주당은 이달 초 금투세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했지만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하면서 다시 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고, 지난 23일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공식적인 당내 조직인 '집권플랜본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금투세 유예를 언급했다.민주당 내 의원들 간 금투세 입장차가 지속되며 도무지 결론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증시는 민주당 내 분위기나 발언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다.지난달 25일 장 중 2660선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민주당이 금투세 도입 결정을 한 달 뒤로 미루기로 하자 낙폭을 키운 뒤 2600선이 무너지며 -1.34%로 마감했다.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결국 다시 결정이 미뤄졌다는 소식에 금투세 폐지, 최소 유예를 기대해왔던 시장의 실망감이 지수에 반영됐다. 이날 코스피는 민주당의 발표 이후 상승 폭을 축소했다.
민주당의 집권플랜본부가 출범한 지난 23일 "금투세 시행은 않겠다"는 당내 발언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상승 폭을 키웠다.
당 내부에선 여전히 잡음이 일고 있어 시장은 불확실성에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집권플랜을 제시하며 금투세를 언급한 날도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말끝마다 1400만 개미투자자 운운하며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금투세는 1400만 개미투자자를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등 주식 투자 카페와 종목토론방에선 늦어지는 금투세 결정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키우며 투자자들의 혼란과 불안 심리를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주요국 증시 대비 유독 약세를 보이는 국내 증시 흐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금투세 불확실성을 꼽는 목소리가 높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금투세 관련 의사 결정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국민을 기만한 결과 불확실성 증폭으로 주식 투자자들이 재산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1400만 국민을 볼모로 삼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챙기는 동안 천문학적 재산 피해를 뻔히 알고도 시간을 끄는 것은 잔인한 행위이며 다수당 대표가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