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수익률 사실상 ‘꼴찌’…코스닥은 올 들어 20% 하락금투세 시행 두 달여 앞 남았지만…민주당 입장정리 '미적미적'민주당 오락가락 행보에 시장 훼손…한투연 28일 국회 기자회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주요국 증시가 올해 들어 우상향 랠리를 펼치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좀처럼 역성장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국의 이른바 코리안 디스카운트 현상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이슈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투세 시행 유예를 놓고 저울질해 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투세 인질극'이 시장을 망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3.4%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는 무려 20.8%나 내렸다. 

    이는 미국과 대만, 홍콩 등의 주요 증시가 올해 들어 20% 넘게 상승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 인도 등도 15% 이상 올랐으며, 현재 전쟁 중인 이스라엘도 8% 넘게 증시가 상승했다. 국내 주식시장만 거의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끝 모를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4%(700원) 하락한 5만5900원에 장을 마감,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평균 매수단가 하락을 위한 '물타기'에 나서고 있지만,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주변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우상향 랠리를 펼치고 10년 최고점을 갱신하는 등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유독 우리 증시만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금투세 이슈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은 금투세 시행 및 유예 전망이 나올 때마다 실망 매물이 급증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들어선 해외 증시와 부동산 등으로의 자금 이탈이 심각해지면서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투자자들의 불만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쏠리고 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유불리를 저울질하기 위해 금투세 카드를 놓고 간 보기를 하는 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죽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민주당의 금투세 인질극은 지난 수 달간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지난 7월 10일 "금투세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라며 유예론을 처음 꺼내 들었으나, 다음날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할 것"이라며 유예론을 곧바로 불식시켰다.

    이로부터 5일 뒤 이재명 대표는 다시 금투세 공제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보완 시행해야 한다고 당초 밝혔던 입장과 다소 온도 차를 보였고, 그달 중순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후 금투세 논의는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았다가 9월 초 이소영 의원, 이언주·김민석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당내 금투세 유예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당 차원의 금투세 공개 토론회를 앞두고 다시 임광현 의원을 중심으로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한 '보완패키지법'이 발의되면서 조속한 유예 결정을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였다. 토론회에선 일부 의원들의 '인버스 투자', '역할극' 등 각종 실언까지 나오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달 초 금투세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했지만,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지난 23일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공식적인 당내 조직인 '집권플랜본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김병욱 전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금투세 유예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의 금투세 간 보기에 지친 투자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개인투자자 권익보호 비영리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를 비롯한 20개 단체는 오는 28일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 유불리를 저울질하고 간 보기를 하는 동안 우리 주식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라며 "1400만 국민을 볼모로 삼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챙기는 동안 국민경제와 주식시장이 파탄 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금투세 유예는 우리 증시 상승을 막는 먹구름"이라며 "금투세 폐지 이후 주식시장 부흥으로 1400만 투자자와 상장기업이 웃음 짓고 거래 활성화로 국가 세수도 늘어나는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선순환 구도 속에 자리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