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0% 저점 찍고 4분기 본격 회복 전망… 바닥론 확산전체 수출 감소율도 둔화… 7월 -16.1%→9월 -4.4%, 72.6% 하락주력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는 수출 회복 속도에 제약추경호 "현물가격 조금씩 올라… 반도체가 수출 받쳐주는 시기 온다"
-
우리 수출이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달 들어 수출금액으로는 올해 최대를 기록하는 등 개선세가 뚜렷하다. 다만 주력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약세가 수출 회복 속도를 제약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4분기(10~12월)부터 반도체가 본격 회복해 우리 수출을 다시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한다.16일 관세청의 '9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4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572억 달러)에 비해 4.4%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9월 2.3% 소폭 상승한 이후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1년간의 감소율은 10%를 웃돌았다.우리 수출의 부진한 흐름에는 반도체의 저조한 실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는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그동안 우리 수출의 '효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 등 글로벌 경기둔화가 덮치며 반도체 업황은 직격탄을 맞았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14개월 연속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저점을 찍었던 올 1분기(1~3월)의 수출 감소율은 마이너스(-) 40%에 육박했다.다만 최근 들어 반도체의 수출액이 일부 회복하고 수출 감소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제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정보통신산업(ICT) 동향'을 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99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같은 달 수출 감소율은 -14.4%로 지난해 9월(-4.5%)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 4월(-35.9%) 이후로 5개월 연속 줄어 -10%대까지 감소율이 둔화했다.수출 감소율은 올 1분기에 -39.6%로 저점을 찍은 후 분기마다 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2분기(4~6월)에 -34.7%로 소폭 감소했고, 3분기(7~9월)에는 -23%로 앞자릿수를 바꿨다. 특히 3분기의 감소율은 반도체의 하락세가 본격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4분기(-24.2%)와 엇비슷한 수준이다.이런 반도체의 회복세에 힘입어 전체 수출 감소율도 줄어들었다. 올 7월 수출 감소율은 -16.1%로 나타났지만, 8월(-8.1%)과 9월(-4.4%)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분기별로 보면 △올 1분기 -12.6% △2분기 -11.9% △3분기 -9.5% 등으로 둔화했다.
-
다만 반도체의 수출액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기준 올해 최대 규모인 99억9000만 달러를 달성했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달(116억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4.4% 감소한 수준이다.산업부는 반도체 중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약세가 수출 회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D램은 지난해 9월 2.85달러에서 지난달 1.30달러로 1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는 3.11달러에서 2.76달러로 11.2% 내렸다.정부는 바닥론을 근거 삼아 반도체가 4분기 들어 본격 회복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반도체가 우리 전체 수출 반등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반도체는 3분기에 거의 바닥을 다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기구에서도 전반적인 세계 반도체와 ICT 경기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얘기한다"면서 "반도체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현물 가격들이 매일 조금씩 오르고 있다. 아직 초기지만, 반도체가 다시 수출을 받쳐주는 시기로 점점 가고 있는 듯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지난달 무역수지는 37억 달러 흑자를 냈다. 다만 이는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크게 줄어들어 나타난 '불황형 흑자'다. 불황형 흑자는 올 6월(12억1000만 달러)부터 7월(18억2000만 달러), 8월(10억1000만 달러)을 거쳐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