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 16년 만에 5% 돌파뉴욕 증시 털썩…코스피 7달 만 2400선 붕괴파월 "물가 여전히 높아…지속해서 낮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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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미국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하면서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5%선에 육박했다. 그 영향으로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으며, 한국 증시도 덩달아 출렁이고 있다.전문가들은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채권시장이 추가 금리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1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01%까지 상승했다. 미국 시장 마감 가격은 4.989%로 전 거래일 대비 8.8bp(1bp=0.01%포인트) 뛰었다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선 위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는 4거래일 연속 올라 이달 들어서만 무려 40bp 상승했다.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세계 자산 가격 및 장기금리의 기준 역할을 한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각국의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이 덩달아 흔들릴 수 있다.국채금리가 뛴 것은 간밤 파월 연준의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파월 의장은 전일(현지시각) 미국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현재 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그 길이 험난하고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할 수 있게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시장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태도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에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 발언에 따른 금리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실제 지난 1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보다 250.91포인트(0.75%) 내린 3만3414.17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85포인트(0.36.6%) 하락한 4278.00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128.13포인트(0.96%) 내린 1만3186.17에 장을 끝냈다.국내 증시도 미 국채금리 상승의 타격을 받고 있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09포인트(1.95%) 내린 2368.71에 거래, 개장과 함께 24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가 2400선이 무너진 건 지난 3월 27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내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2.98%), POSCO홀딩스(-2.41%), LG화학(-2.83%), 삼성SDI(-2.73%), 포스코퓨처엠(-4.09%) 등 2차전지 관련주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1.87%)와 SK하이닉스(-2.07%) 등 반도체주도 하락 중이다.같은 시각 코스닥지수 또한 22.32포인트(2.43%) 내린 764.98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도 에코프로비엠(-3.34%), 에코프로(-3.76%), 엘앤에프(-5.05%) 등 2차전지 소재주를 중심으로 큰 폭 하락하고 있다.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전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6연속 동결했지만,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67%에서 4.38%로 70bp 이상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더 주목할 것은 국채금리가 앞으로 더 뛸 수 있다는 점이다.김 연구원은 "미 장기채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이는 국내 증시와 경기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도세를 보이고, 이에 채권 금리가 오르고 공포 심리가 커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