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마지노선 351명 거론… 의대-한의대 학제통합론도 조규홍 장관 "검토 중으로 정해진 바 없어"의대생 늘릴 때 '사립대 배제' 주장에 정부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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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여야가 '팥 없는 찐빵'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일 대통령까지 나선 필수의료 전략 발표에서 증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야당 측에서 매년 1100명을 늘려야 한다고 구체적 규모를 먼저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또 사립대를 배제한 '의대생 늘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설전이 오갔다.25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정감사 시작부터 의대 정원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기에 얼마나 늘릴지 관심이 있었는데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최대한 빨리 (수치를) 발표해야 여러 측면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매년 1100명 수준으로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세계의학교육연맹이 조별실습·종합교육 등을 위해 권장하는 의대 정원은 한 학교당 80~100명이며 이를 국내 의대정원과 비교해보면 적정 확대 규모는 '641명~1152명'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정 의원은 "현 상황에서 641명만 늘리는 것은 효과가 미흡해 1100명 이상을 늘려야 하며 지역의대 신설과 공공의대, 그리고 지역의사제 도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같은당 서영석 의원은 의대-한의대 학제통합론을 펼치며 증원 규모로 1150명을 주장했다.서 의원은 "한의대 및 한의전 입학 정원은 750명이므로 이를 의대정원 확대 방안에 이를 포함하고 또 지난 2020년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방안에서 도출된 의대 정원 400명을 더해 총 1150명을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여당도 필수의료의 골든타임을 위해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수치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짚었다.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계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한 의대정원인 351명을 증원의 마지노선이라고 하는 얘기가 있다"며 "이는 현 정부가 임기 내 최대 3000명까지 늘린다는 방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필수의료 붕괴와 의사인력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의료이용과 의사인력 부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의대정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여야의 날 선 비판이 있었지만 정부는 구체적 수치에 대해서는 함구했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의대정원 확대 추진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직 검토 중으로 구체적 수치는 확정된 바 없다"고 "(의료계와) 협의를 잘 하겠다"고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조규홍 장관, 사립대 배제론에 '발끈'의대정원 증원과 관련 '사립대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국립대만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와 복지위원과 장관간 마찰도 발생했다.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과 관련해 특정 사립대인 성균관대, 울산대를 거론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사립대 배정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필수의료 혁신전략' 회의를 마무리하며 국립대인 충북대, 강원대, 제주대와 사립대인 울산대, 성균관대 의대 정원을 언급했는데 이를 지적한 것이다.강 의원은 "대통령이 거론한 울산대는 울산이 아닌 서울 아산병원만 주력했고 성균관대 역시 서울 삼성의료원 몸집 키우기 바빴다"며 의대정원 증원 계획에서 사립대는 배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이에 조 장관은 "국립이니 사립이니 그런 건 따지지 않고, 지금 전체 40개 대학 중 50인 이하인 소규모 의대가 17개인데 전문가들은 교육을 더 효율적으로 하려면 최소한 80명 이상은 돼야 한다는 말을 하시더라"며 "이를 언급한 것이지 밀어주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그는 "의대 확충이 지역의 불균형을 심화했다면 그것대로 고쳐야 되겠지만 의대교육 역량이 충분한 대학인데도 미리 사립대라고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