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택시플랫폼 사업자 불공정 약관 심사IDC 장애·디도스 공격 책임 면책 조항 삭제돈 주고 산 쿠폰도 고객 탈퇴하면 환불 안 해…약관 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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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등 6개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 데이터 센터 장애나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택시 호출 앱(APP)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자신들의 책임을 면책하고 고객이 플랫폼을 탈퇴할 때는 쿠폰이나 포인트를 무조건 말소하는 등의 약관이 시정됐다.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카카오모빌리티, 우티, 티머니, 브이씨엔씨, 코나투스, 진모빌리티 등 6개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자들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택시 호출 플랫폼은 택시 호출을 원하는 소비자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 사업자를 연결해 주는 호출 중개 플랫폼이다. 모바일 앱을 통한 호출, 실시간 차량과 예상요금 정보 제공, 앱 내 자동결제 기능 등 편의성을 높여 월간 이용자 수가 1230만 명에 달하는 등 대표적인 플랫폼 서비스로 자리잡았다.주요 불공정 약관은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장애 및 디도스 공격을 불가항력으로 보는 조항 △부당하게 쿠폰·포인트를 말소하는 조항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조항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서비스 이용제한 및 제재를 하는 조항 △중요 약관 변경 시 통지를 생략하는 조항 및 고객의 동의를 간주하는 조항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조항 △부당하게 사업자를 면책하는 조항 등이다.IDC는 인터넷 연결의 핵심이 되는 서버를 모아서 운영하는 시설로, 서버와 통신장비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해 첨단 전력설비와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침입탐지시스템 등도 설치됐다.IDC 장애는 사업자의 관리 영역 밖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디도스 공격의 경우도 사업자에게 방어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손해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면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A사의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회사는 천재지변, 디도스(DDoS) 공격, IDC 장애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인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서비스 제공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라고 돼 있다.중개 플랫폼 사업자에게 인터넷 설비의 장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본질적인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정위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도록 했다.고객이 탈퇴하면 쿠폰이나 포인트를 무조건 삭제하는 조항도 부당하다고 판단해, 시정했다. 사업자들은 고객이 대가를 지불하고 유상으로 취득한 쿠폰이나 포인트도 환불해주지 않고 일괄적으로 삭제했다.B사의 경우 "회원이 탈퇴하거나 이용계약이 해지되면 미사용 쿠폰과 포인트는 삭제되고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삭제된 쿠폰과 캐시는 회원이 재가입을 하더라도 복구되지 않습니다"라고 이용약관에 명시했다.이에 따라 해당 조항은 고객이 유상으로 구매한 쿠폰과 포인트를 환불하는 것으로 시정했다.공정위는 사업자가 서비스와 관련해 고객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가입한 보험조건을 넘어서는 손해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C사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관련 법령에서 달리 정하지 않은 이상 회사의 책임 범위는 10만 원 이내로 제한됩니다"라고 했으며, D사는 "회사가 가입한 보험조건에 따라 보장하며 보험조건을 넘어서는 손해에 대해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아니합니다"라고 했다.공정위는 해당 조항을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 한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시정했다.이밖에 사업자가 사전 예고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판단해 시정했다.공정위는 "그동안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공정한 약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정해왔다"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플랫폼 분야에 대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