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경제 23번·민생 9번·물가 8번 언급'건전재정' 강조… "혈세 효율적 쓰고 미래세대에 빚 넘기지 않을 것""반도체 수출 회복세… 내년엔 잠재성장률 이상 회복 주요국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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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장기간 지속돼온 고금리로 생계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경제'를 23번, '민생'을 9번, '물가'를 8번 각각 언급했다.먼저 윤 대통령은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갈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윤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올해 세계교역은 유례를 찾기 힘든 0%대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더해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로 인한 글로벌 안보 리스크까지 겹쳐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세계경제의 침체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둔화하고, 서민 취약계층 중심으로 민생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그러면서도 "우리 경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의 전망대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확대하고, 내년엔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회복돼 주요국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자동차·조선·방산 등 다양한 품목의 수출이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해 '상저하고' 전망에 힘을 실었다.윤 대통령은 민생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란 점에 주목하며 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그는 "범정부 물가안정 체계를 가동해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주거·교통·통신 등 필수 생계비 부담을 경감하고 국민이 체감할 민생 안정 대책을 촘촘히 마련해 나가겠다"면서 "서민 금융 확대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 완화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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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선 윤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인 '건전재정'을 적극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은 단순하게 지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자는 것"이라면서 "대내적으론 물가 안정에, 대외적으론 국가신임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그는 "내년 총지출은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8% 증가하도록 편성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총 23조 원 규모의 지출을 구조조정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국가 본질 기능 강화와 약자 보호,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불안과 안보 위협은 우리에게 거국적·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당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여야 의원들의 협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