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행위 특수성 고려한 판결 촉구약제 설명서 전부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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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 치료제 부작용 사고와 관련 재판부가 5억7000만원의 배상을 판결해 의료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료인 설명의무에 관한 인과관계가 불명확한 독감 치료제 부작용 사고를 두고 '설명의무의 확대해석'을 통한 고액배상 판결을 내린 법원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최근 법원은 인플루엔자 치료를 위해 타미플루 계열 제제를 투여받은 환자가 환각 증세로 추락 사고가 발생하여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되자 병원 측에 5억 7000만원의 배상을 판결했다. 

    2018년 12월 독감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당시 17세 환자는 타미플루 계열 독감 치료 주사제인 페라미플루 접종 후 같은 날 밤 7층 창문 아래로 뛰어내렸다. 

    해당 환자는 척추 손상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었으며, 환자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결국 법원은 환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의협은 "학계 보고 등에 따르면 해당 환자의 신경이상증세가 독감의 증상인지 독감 치료 주사제의 부작용인지도 불명확하고 기존 법리에 비추어 볼 때도 설명의무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거나 해당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특히 해당 판결이 투여 약제의 설명서에 기재된 주요 부작용을 모두 설명하라는 취지라면 실무상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사가 최선을 다해 진료한다 하더라도 사망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피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 의료행위의 본질적인 한계"라며 "모든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 예상되는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하고 하나도 빠짐없이 파악하며 통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이번 판결이 필수의료 기피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등에 엄격한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과 특수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방어진료를 부추겨 결국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 뿐만 아니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의 전공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되는 상황에서 법의 잣대만을 들이대는 이러한 판결에 대한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