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 배터리 핵심사업 육성 위해 진두지휘전기차 배터리 고객사 확대 등 공략 확대 총력 견조한 수익성-건전성 유지… 내실도 탄탄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 위해 R&D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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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1등은 초격차 기술경쟁력과 최고 품질을 기반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인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다. 장기적인 기술개발 로드맵을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와 소재를 개발하고, 안전성을 확보한 혁신 공법으로 기술 초격차를 이뤄야 한다."지난 2021년 12월 삼성SDI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최윤호 사장이 기흥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취임 소통 간담회를 통해 언급한 발언이다.취임 2년차인 최윤호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를 반도체와 함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초격차 기술 확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술론'을 이식하는 한편 수익성 확보까지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최 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2010년 미전실이 출범했을 때에는 임원으로 3년 넘게 근무했고 2017년 사업지원 TF 등에서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20년에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임원으로 이재용 회장의 현장경영을 보좌하는 등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그동안 삼성SDI는 투자에는 소극적이면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왔다. 이에 생산능력에서 후발주자인 SK온에 뒤진데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도 하락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이런 기조를 빠르게 변화시키며 삼성SDI를 그룹내 핵심 계열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기존의 소형 배터리에서 더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로 공격적인 사업 확대가 이를 방증한다. 최 사장은 직접 완성차 업체와 합작 및 협력을 이끌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공격적인 영업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수주 잔고에서 밀린 삼성SDI가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는 시각도 나온다.현재 삼성SDI의 고객사 및 투자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가 주 거래처였지만 스텔란티스, 현대차까지 추가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미국에 배터리 팩 공장만 보유하고 있던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국내를 비롯,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에 이어 미국에도 배터리 셀 공장을 두게 됐으며 현대차에 공급 예정인 6세대 각형 배터리 P6를 통해 향후 전기차 배터리 공략 확대가 점쳐진다.실적은 호조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0조1241억원, 영업이익 1조8080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8.98%로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았다.올해도 실적 호조세가 점쳐진다. 삼성 SDI도 3분기 영업이익이 49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3% 감소했지만 매출은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5조948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 SDI도 26일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49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도 8.3%을 기록하며 경쟁사들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재무건전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15.2% 늘어난 5조9329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차입금 규모에 삼성SDI의 이자비용은 12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차입금은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데 따른 것으로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경쟁사들의 투자가 지연된 상황과 비교하면 실리를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창출력 지표인 에비타(EBITDA)는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내실도 탄탄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최 사장은 기술 혁신 고삐도 바짝 죄며 미래 기반도 다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전지로 유기 용매가 없어 불이 붙지 않아 안전성이 향상된다. 음극을 흑연·실리콘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배터리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불린다.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수원 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가동하고 시제품 샘플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연구소 내에 약 6500㎡(약 2000평) 규모로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의 이름은 Solid(고체), Sole(독보적인), Samsung SDI의 앞 글자를 따 'S라인'이라 명명했다.삼성SDI는 샘플 제작을 시작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최윤호 사장은 이달 1일 열린 53주년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올해 삼성SDI의 비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 들었다"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 완료해 하반기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고, 원형 46파이 배터리 M라인도 준공하는 등 차세대 제품의 개발과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R&D(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의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58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늘었다. 매출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금액이다.순수 배터리 R&D 투자 비용만 보더라도 삼성SDI는 2021년 8776억원, 지난해 1조764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6540억원, 7896억원을 썼고 SK온은 792억원, 2346억원을 투입했다.최근에는 유럽,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 거점에 연구소를 설립해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했다. 세계 3대 배터리 시장인 지역에서 연구 거점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지역별로 특화된 배터리 공법-설비, 차세대 전지, 소재 기술 등 국가별 강점 기술들을 조기에 확보해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매출의 약 6%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관련 금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꾸준한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