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재부 등 6개 부처 개각 단행경제전문가, 경제팀에 구조개혁 등 3가지 주문韓경제 뇌관 가계·나랏빚 부실 관리… 총선 앞 포퓰리즘 경계해야노동·교육·연금 개혁… 신성장동력 지원·법인세 등 국제표준 맞게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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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개각을 통해 국정 동력을 끌어올린다. 세평을 보면 전문성을 갖춘 정통 관료 출신의 전진 배치가 눈에 띄는 가운데 새 내각이 윤 정부의 구조개혁과 신성장동력 육성, 경제 부실 해결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명하는 등 장관 6명을 교체하는 내용의 개각을 단행했다.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는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는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는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는 오영주 외교2차관이 지명됐다.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최 후보자는 행정고시 제29회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기재부 제1차관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로 평가된다. 추경호 부총리와 함께 초대 내각 경제부총리 대표 후보군이었다. 관련 업무에 해박하고 기재부 내부 사정에 밝은 데다 전 경제수석으로서 윤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는 박 전 LH 사장이 내정됐다. 박 후보자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주택정책과장, 토지기획관, 건설정책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전문건설협회 산하 건설정책연구원장으로 근무하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3월 LH 사장으로 임명돼 3년 임기를 마쳤다.해수부 장관으로는 강 원장이 내정됐다. 강 후보자는 2006년 해양과학기술원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제주특성연구실장, 제주특성연구센터장, 제주연구소장, 책임연구원을 거쳤다. 올해 1월부터 해양과학기술원 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해양바이오와 미세조류에 관한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애초 개각 대상에 올랐던 산업통상자원부와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이르면 이번주 내에 개각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연말 '원 포인트' 개각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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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작은 대통령실'을 표방하며 폐지했던 정책실장을 되살렸다. 정책을 총괄하는 지휘소 기능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참모진에 이은 내각 개편은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국정 쇄신과 민생정책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새 내각은 우리 경제의 부실 고름을 제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이임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취약 부분의 위험도 상존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한 80%까지는 떨어져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14조3000억 원 늘었다. 가계빚은 1년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한은은 지난달 발행한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금융뿐 아니라 경기불안까지 자극할 수 있다"며 "증가세가 계속 누적되면 3~5년 시차를 두고 연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저성장 국면이 고착하는 상황에서 나랏빚도 우리 경제의 부실 뇌관이다. 기재부 재정동향을 보면 지난 9월 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는 1099조6000억 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4%로 기존보다 0.1%포인트(p) 또 내렸다. OECD는 한국에 대해 재정준칙 시행으로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빠른 고령화와 이에 따른 연금·보건분야 지출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OECD는 또한 경제 회복 과정에서 취약계층을 겨냥한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무분별한 현금 살포식 지원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거야(巨野)는 긴축 대신 확장재정에 나서야 한다며 세수가 줄었으니 나랏빚을 더 얻어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가속화는 물론 각종 규제 개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결국 부가가치 높은 산업, 서비스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규모화, 산업화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이 대부분 정부 관치, 자영업 영역이다. 의료도, 법률·교육서비스도 좋은 일자리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위 규제 개혁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업 경영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반도체 혁신 클러스터나 새로운 미래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로드맵 등을 제시한다"면서 "관건은 (정말로) 우리 젊은이들이 (그런 것들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느냐다. 그럴 수 있게 (여건·정책 등을)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사진에 그쳐선 안 되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에 대한 접근성과 실효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최근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단장으로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일궈냈던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을 낙점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 전 계열사와 국외 사업장을 망라해 그룹 차원의 다양한 사업을 발굴할 전망이다.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신수종(新樹種) 사업(미래 육성 사업) 프로젝트와 비슷한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 이건희 전 선대회장은 2010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으로 발표한 바 있다.정부는 미국·중국 간 신냉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분투하는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고 신수종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게 기업경영 환경을 국제화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참 뒤지는 법인세가 대표적이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위해 야당의 부자감세 프레임을 깰 논리 개발과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유입보다 유출이 4배쯤 더 많다. 투자가 감소하니까 일자리도 세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상대인 싱가포르는 법인세율이 17%(단일 세율)로 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더 많은 (외국)기업이 (투자하려고) 들어온다. 일종의 박리다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