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2020년 론칭 후 3번째 CEO 교체이커머스 경험 없는 마케팅 전문가로 꼽혀롯데온 외형 키우기 보다는 재무관리에 무게
  • ▲ 박익진 롯데온 대표이사 부사장. ⓒ롯데그룹
    ▲ 박익진 롯데온 대표이사 부사장. ⓒ롯데그룹
    롯데온(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의 대표이사가 2년만에 교체되면서 신임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대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롯데온의 대표 교체는 2020년 론칭 후 세 번째다. 통상 2회 이상 임기 연장이 이뤄지는 롯데쇼핑의 사업부 중에서도 유독 롯데온의 대표 자리는 단명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꺾이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는 가운데 이커머스 경험이 전무한 박 대표의 전략이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에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20년 롯데온 론칭 이후 세 번째 대표로 발탁됐다. 롯데온은 조영제 전 대표가 롯데온 론칭 1년만에 물러났고 이후 지마켓에서 영입된 나영호 전 대표도 2년 임기의 연장에 실패한 바 있다. 최근 정기 임원인사 에서 임기 연장에 실패한 롯데쇼핑 사업부 대표는 나 전 대표가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온 인사를 두고 적자가 여전히 롯데쇼핑에 부담을 주고 있고 의미 있는 점유율 상승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확대보다 재무적 리스크의 관리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박 대표는 이커머스 전문가인 나 전 대표와 달리 유통사업과 인연이 없던 인사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미국 MIT 물리학과 출신인 그는 한국시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를 거쳐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 담당 전무, 2014년 ING 생명 마케팅 본부장, 2019년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지냈다. 직전까지는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는 유통보다는 마케팅, 금융 전문가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온이 구조적으로 안정화된 만큼 마케팅과 관리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온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쿠팡, 네이버. SSG닷컴-G마켓의 3강과 경쟁은커녕 11번가 등에도 밀린 업계 6위 수준이다. 그럼에도 적자 규모는 롯데쇼핑에 상당한 부담이 돼 왔다. 롯데온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640억원에 달한다. 

    물론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다. 적자 폭만 보면 전년 보다 절반 가량 줄었고 매출은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보다 200억원 이상 늘었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됐다. 최근 버티컬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론칭 후 첫 광고로 방송인 이효리를 발탁하기도 했다. 

    문제는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가던 이커머스 시장에도 소비침체의 한파가 찾아왔던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분기 이커머스 시장의 매출 성장률은 9.4%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쿠팡 등 상위권 업체의 성장 폭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면서 후발주자인 롯데온의 반격은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이 꺾이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사업을 키우기 보다는 적자를 줄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커머스 전문가가 아닌 컨설턴트 출신을 영입한 것이 그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박 대표는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