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해광건설 최종부도…PF우발채무 현실화PF잔액 112.9조에서 2년만인 9월말 134.3조고금리 장기화·원가율 상승·시장침체 '삼중고'GS건설 차입의존도 29.9%…30%면 재무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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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중견급 건설사를 넘어 대형사들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경남지역 8위인 남명건설에 이어 광주 소재 해광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된 가운데 시공능력평가순위(시평순위) 16위인 태영건설마저 워크아웃설에 시달리며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 핵심자금줄이 막히면서 부동산PF 우발채무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와 원가율 상승, 주택시장 침체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대형건설사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시평순위 기준 10대건설사(삼성물산·호반건설 제외)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총차입금 규모는 21조4702억원으로 전년동기 17조6430억원대비 3조8272억원(21.7%) 증가했다. 이중 5조6515억원은 이자율이 높고 상환기간이 짧은 '단기차입금'인 것으로 확인됐다.건설사별 차입금을 살펴보면 SK에코플랜트가 5조5352억원, GS건설이 5조4258억원으로 1~2위를 기록했다.이어 △롯데건설 2조9366억원 △대우건설 2조3489억원 △현대건설 2조2515억원 △포스코이앤씨 1조7567억원 △DL이앤씨 1조2154억원 순으로 많았다.롯데건설이 1년새 1조1968억원 늘며 가장 큰폭으로 증가했고 GS건설도 9037억원 상승했다.재무건전성 지표인 차입금의존도 경우 SK에코플랜트가 37%로 가장 높았고 롯데건설이 32%로 뒤를 이었다.차입금의존도는 기업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부채인 차입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비용이 늘어 수익성과 실적이 저하될 수 있다.보통 업계에선 차입금의존도가 30%이상이면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본다. GS건설 경우 29.9%로 간신히 안정권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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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도 덩달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GS건설 250% △롯데건설 233% △SK에코플랜트 210% 순으로 높았다.이중 SK에코플랜트는 전년대비 부채율이 53%p 하락한 반면 롯데건설은 62%p, GS건설은 36%p 각각 상승했다. 보통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간주한다.이밖에 △대우건설 177% △포스코이앤씨 135% △현대건설 119% △현대엔지니어링 106% △DL이앤씨 91% 등은 안정권을 지켰다.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와 그에 따른 수요심리 약화, 미분양 누적으로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업계전반에서 자금조달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유동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부문은 부채비율이 2022년 3분기 134%에서 4분기 137%, 올해 3분기 155%로 지속 상승하는 등 재무건전성 악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차입금의존도도 32.5%로 직전분기대비 1.55%p 높아지면서 모든 재무지표가 부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PF 우발채무 부담은 건설사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PF는 아파트 등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미래수익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사업비를 빌리는 것을 말한다. 사업성만 보고 대출을 해주는 만큼 시행사 PF에 대해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서면서 사실상 신용보강을 하게 된다.만약 시행사가 부도가 날 경우 PF 대출을 보증한 시공사가 채무를 떠안게 되며 이를 '부동산 PF 우발채무'라고 한다.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2021년말 112조9000억원에서 134조300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문제는 고금리 기조 아래 PF 대출 연체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PF 연체율은 2020년 말 0.55%에서 9월말 기준 2.42%까지 치솟았다.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미분양으로 인한 공사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있다"며 "차입금과 부동산PF 우발채무 부담이 큰 건설사 중심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중견이하 건설사의 유동성 압박이 큰 상황이지만 어려운 금융환경이 지속될 경우 상위권 건설사로 부담이 점차 확산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