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금융권 불안연체율 급증, 사업중단 잇따라11·12월 폐업 건설사 100곳 넘어당국 '돌려막기' 급급… 시장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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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숨 돌린 직후가 가장 위험하다는 오랜 격언처럼 연착륙을 꿈꾸는 금융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몰려 오고 있다. 아직 통계지표에는 잡히지 않는 절박함이 현장에는 몰아치고 있다. 내년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데다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에 앞서 본격적인 부실 솎아내기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에 금융권이 긴장하는 모습이다.중소 건설사에서 시작된 PF 부실 우려가 대형 건설사들로 확산되고 있다. 냉각된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그동안 버텨왔던 건설사들의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20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폐업한 종합 건설사는 557곳에서 달한다. 이달 들어서만 49곳이 건설면허를 반납했다. 폐업 건설사는 지난 10월 41곳에서 지난달 52곳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 이후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건설사들이 쓰러지는 것은 부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지 못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없는 일부 사업들은 사실상 손을 들어버린 상황"이라며 "착공도 하지 못한 채 연체만 이어지는 곳도 적지 않다"고 했다.지난 3분기(9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2.42%로 지난해 말(1.19%)와 비교하면 1.23%p 상승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저축은행 토지담보대출(10조원)이나 증권사 PF 채무보증(20조원) 등 파생된 대출 현황은 포함돼 있지 않다. 금융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실제 부실은 얼마든지 터져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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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가 15개 건설사에 대한 부동산 PF 보증을 분석한 결과 일부 건설사들은 채무인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건설사 부동산 PF 보증 금액은 2분기 말 기준 27조7000억원 가량으로 실제 PF보증 중 가장 위험 요소인 미착공 도급의 경우 12조7000억원에 달했다. 미착공PF(브릿지론)의 경우 시행사의 지급 실패에 따라 건설사가 채무인수를 하는 경우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착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자가 계속 쌓이는 환경은 건설사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내년 최우선 과제는 유동성 확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낸 보고서에서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릿지론 가운데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금액이 일거에 손실로 반영되면 경제 시스템은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유동성 온기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가급적 시장을 불안케 하는 요인을 점진적으로 제거해 나가겠다는 셈법이다. 특히 회생 가능성이 낮은 PF 사업장은 경·공매로 넘겨 부실을 솎아낸다는 방침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공매 진행 사업장은 지난해 말 70개에서 올해 3분기 말 120개로 늘어났다. 대주단 자율협의회에서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경·공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사업장도 늘어나는 추세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업성이 미비하거나 자산 감축 등 특단의 조치 없이 재무적 영속성의 문제가 있는 건설사나 금융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원칙에 따라 적절한 형태의 조정 내지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