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부안보다 3000억원 축소해 통과… 법정시한 19일 넘긴 '지각 처리'지역화폐 3000억 등 내주고 재정건전성 지켜… 재정적자 91.6兆·나랏빚 1195.8兆 각각 4000억원 개선청년 20만원 월세 지원 1년 더·전세사기 피해주택 5000호 매입·농사용 전기료 지원 171억원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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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보다 3000억 원이 깎인 656조6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2024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확정했다. 법정 처리시한(2일)을 19일 넘긴 '지각' 처리다.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12월24일)보다 사흘 빠르다.여야가 전날 4조2000억 원을 감액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3조9000억 원이 증액되면서 총지출 규모는 애초 정부안인 656조9000억 원에서 3000억 원 줄어든 656조6000억 원이 됐다.여당인 국민의힘이 소위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지원 3000억 원과 새만금 관련 예산 3000억 원 등을 양보하는 대가로 얻은 것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지켜온 재정건전성이다. 내년 예산은 애초 정부안과 비교해 관리재정수지는 92조 원 적자에서 91조6000억 원 적자로, 국가채무는 1196조2000억 원에서 1195조8000억 원으로 각각 4000억 원 개선됐다.정부는 확정 예산에서는 재정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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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소상공인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이자 일부 감면 예산을 3000억 원, 영세 소상공인 대상 전기요금 인상분 한시 지원을 2520억 원 각각 늘렸다.농어업인 경영부담 경감을 위해 면세유와 농사용 전기료 인상분 일부를 지원하는 데 171억 원을 증액했다. 이를 통해 시설농가·어업인 6만8000명과 양식어민 1만3000가구가 추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재 공급망 불안으로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무기질비료 구매비용 지원도 288억 원 늘려 잡았다.청년 주거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월 20만 원씩 1년간 주던 청년 월세 지원은 애초 올해 종료 예정이었으나 1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 690억 원이 배정됐다.다른 지역에서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에게는 체류지원비를 월 20만 원씩 3개월간 신규 지급한다.청년 교통비 부담 완화에도 나선다. 정부가 신설한 대중교통비 환급지원 사업(K-패스)을 내년 7월에서 5월로 2개월 앞당겨 시행하고 환급요건도 월 21회에서 15회 이상으로 완화했다.장애인을 위해서는 장애인 연금 부가급여를 1만 원 인상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오른 것이다. 이를 위해 269억 원의 예산을 증액했다. 중증장애인 근로자의 출퇴근 비용 지원 한도도 월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올렸다.저소득층을 위해선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대상을 1000명 확대하고, 기초·차상위·한부모 양육가정에 대한 분유·기저귀 지원 단가도 월 1만 원 올렸다. 분유는 기존 8만 원에서 9만 원, 기저귀는 10만 원에서 11만 원이 지급된다.요양전문병원 고품질 간병지원 시범사업 예산도 85억 원을 추가 배정했다. 루게릭병 등 희귀질환자를 위한 의료장비 지원에 20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국민 안전을 위한 투자도 확대했다. 수해 등 대규모 재해·재난의 예방·대응 못잖게 생활 범죄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사업을 증액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주택융자 공급 규모를 1800억 원 증액해 피해주택 5000가구 매입을 지원하는 등 피해자 매입·융자 지원을 확대했다.수도권 교통 개선을 위해선 혼잡도가 높은 서울 4·7·9호선과 함께 출퇴근 시간대 '지옥철' 오명을 쓴 김포 골드라인에 전동차를 추가로 편성한다. 골드라인에는 서울 8편성, 김포 5편성 등 총 13편성이 늘어난다. 광역버스도 하루 91회 증차한다. 지하철역 내 역주행 방지시설이 미설치된 에스컬레이터 1000여 대는 75억 원을 들여 전량 개선한다.이 밖에도 전날 여야가 밝힌 대로 연구·개발(R&D) 예산 6000억 원 증액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위해 예산 복원을 외쳤던 새만금 관련 예산 3000억 원이 새롭게 반영됐다. R&D 분야는 고용불안 해소와 차세대·원천기술 연구 지원, 최신·고성능 연구장비 지원 등 연구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보완했고, 새만금 분야는 입주기업·민자유치 지원을 위한 사업을 위주로 증액했다고 정부는 부연했다.정부는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증액에 대한 동의안 등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