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종주국 日서 매운맛 K라면 대표주자로올해 매출 전년比 20% 증가한 230억원 예상내년 초 탱글 론칭 예정… 국물라면 시장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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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K열풍)이 일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언어는 물론 음식, 화장품 등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에 한국 문화가 퍼지고 있는 것. 우리나라 기업들도 일본에서 창출한 다양한 성과를 알리고 있는 가운데, 실제 모습은 어떨지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뉴데일리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를 방문해 일본 속 K열풍의 현재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불닭 브랜드를 내세워 일본 매운 볶음면 시장에서 현지 업체와 경쟁하는 플레이어(Player)가 돼 시장을 주도하겠습니다."
홍범준 삼양식품 일본법인장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삼양재팬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K푸드의 불닭이 아니라 일본에서 매운 볶음면 대명사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하 불닭)을 필두로 라면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에서 매운맛 K라면 대표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엔 일본 최대 라면회사 닛신식품이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 모방 제품을 내놓을 정도다.
코트라와 일본즉석식품공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즉석면 총 수요는 59억9141만개(전년 대비 1.8% 증가)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장 형태별로는 봉지 타입이 약 20억22만개(+0.7%), 컵 타입이 약 39억9120만개(+2.3%)로 나타났다.
홍 법인장은 "타 국가보다 진입장벽이 자국 브랜드 선호가 강하고 보수적인 일본시장에 매우 높고 소비자들의 맛, 품질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불닭이 매운맛을 즐기지 않은 일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
홍 법인장은 "불닭의 경우 기존 매운맛을 초월하는 매운맛 상품인데 매운 음식을 접한 기회가 많이 없는 일본인들에게 어떻게 매운맛을 받아들이게 할 지가 가장 힘들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홍 법인장은 일본인들이 매운맛에 약한 것은 오히려 '시장 확대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블루오션으로서 차원이 다른 매운맛을 내세워 매운 볶음면 시장을 창출하는 한편 동시에 매운맛을 저감하는 방법을 알림으로서 매운맛에 도전하게끔 유도했다"이라면서 "매운맛 불닭의 이미지를 계속 발신함으로써 매운 볶음면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여기에다 K팝 열풍으로 블랙핑크 로제, 방탄소년단 정국 등 유명 스타들이 SNS 등에 불닭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매운맛 트렌드 인기에 힘을 보탰다.
삼양식품은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 소비자를 위해 제품 다양화에도 적극 나섰다.
홍 법인장은 "불닭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매운맛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수용할 수 있는 매운맛의 까르보불닭, 크림까르보불닭 등을 출시했다"면서 "계란, 치즈, 우유 등 덜 매운 불닭 레시피를 보급하면서 진입 문턱을 낮추는 전략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출시된 일본시장 맞춤형 제품 야키소바불닭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20만개가 완판되는 등 인기리에 판매됐다. 일본의 대형 할인슈퍼 돈키호테 판매 1위 상품을 기록했다.
홍 법인장은 "해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일본 여행 필수 쇼핑 아이템이 됐다"면서 "이런 인기에 한국에서도 정식 출시됐다"고 말했다. -
결과적으로 불닭의 인기에 삼양재팬의 매출도 큰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불닭 수출이 본격화 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일본 수출은 연평균 138% 성장했다. 주요 수출 품목도 2016년 감자라면, 김치라면 등에서 2017년부터 불닭 브랜드 제품으로 확장됐다.
2019년 법인 설립 이후 2021년 16.3억엔(148억원), 22년 20.7억엔(18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20% 증가한 25억엔(227억)을 기록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봤다.
홍 법인장은 "내년 2~3월 탱글이는 건면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라면서 "불고기 크림 ,김치 로제 등 맵지 않은 제품으로 불닭보다는 일본시장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 영역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확장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면서 "전통적인 국물라면 시장에서 입지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