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외 사장 후보 공모… 내부 후보와 경합 예고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정부 반발… 포스코 CEO 선임 절차 난항행동주의펀드도 가세 "KT&G, 말장난 밀실투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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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복인 KT&G 사장의 임기만료를 앞두면서 KT&G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KT&G의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 된 가운데, 백 사장의 4연임 도전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어서다.이 과정에서 변수는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소유분산 기업의 CEO 연임을 두고 곳곳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과정을 밝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대놓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상황. 국민연금은 앞서 2022년 KT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재공모 절차를 밟기도 했다.행동주의 펀드도 이런 KT&G의 상황에 적극적 공세로 나서는 중이다.3일 KT&G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0일까지 사장 후보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KT&G는 지난해 말 차기 현직 사장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차기 사장 후보 공개 모집에 나선 바 있다. KT&G가 외부 인사를 사장 후보에 넣는 개방형 공모제를 택한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다만 이것이 백 사장의 연임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접수되는 사장 후보는 사내 사장 후보 풀(POLL)로서 함께 심사를 거쳐 사장 후보군(롱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이 때문에 오히려 백 사장이 4연임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는 해석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현재까지 백 사장은 연임 도전이나 포기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문제는 주인이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CEO 연임에 대한 정부기관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는 점이다. KT&G와 마찬가지로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밟고 있는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에 휘말리는 중이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 절차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가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KT 사례에 비춰볼 때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공정한 측면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실제 국민연금은 2022년에는 KT 이사회가 구현모 회장의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혀 결국 재공모 절차가 이뤄지는 파국을 주도하기도 했다.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사내 CEO 풀을 대상으로 심사기 진행된다는 점에서 개방형 공모제를 택한 KT&G와 차이가 있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KT&G의 최대주주는 지분 7.12%를 보유한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First Eagle Investment Management, LLC)지만 정부기관인 중소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각각 지분 6.93%, 6.31%를 보유 중이다.KT&G를 향해 수년째 공세를 이어온 행동주의펀드는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이날 KT&G의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말장난 밀실투표”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장 선정 과정에서 당락을 좌우할 ‘지배구조위원회-사장 후보 추천위원회-이사회’의 세 기구가 모두 백 사장 임기 내 임명된 사외이사 동일 집단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