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의사록 공개… "기준금리 고점 도달·연내 인하 적절""인하 결정은 신중하고 지표에 의존"… 불확실성에 추가 긴축 가능성도 시사바킨 연은 총재 "연착륙, 결코 당연한 일 아냐"… 나스닥 1.2% 하락 마감
  • ▲ 미 연준과 파월 의장.ⓒ연합뉴스
    ▲ 미 연준과 파월 의장.ⓒ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이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바람과 달리 조기 피벗(정책기조 전환)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미 연준이 3일(현지시각) 공개한 지난해 12월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 또는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거의 모든 연준 위원은 앞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개선될 거라는 전망을 반영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문제는 인하 시기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와 고용 지표 등의 개선을 토대로 연준이 더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로 보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연방기금(FF) 금리 움직임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프로그램은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86.6%로 봤다.

    하지만 회의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신중하고 (통계)지표에 의존하는 접근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록은 "대부분 회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분명히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갈 때까지 정책이 한동안 제약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관리 목표(2%)에 도달하거나 근접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금리를 내리지 않고 당분간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심지어 참석 위원들은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가 긴축 카드를 여전히 정책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연착륙이 점점 가능해 보이지만,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며 "'자동 조정장치(autopilot)'는 없다. 예측은 어렵고, 조건은 항상 변화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접근 방식도 그럴 것이다"고 말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연준의 상황 인식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원하는 만큼 연준이 빠르게 정책방향을 전환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여전히 2%를 웃돌고 있어 금리가 더 오래 더 높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PCE 가격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2.6% 올랐다. 2021년 2월(1.9%)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 PCE 가격지수는 소비자가 상품·서비스 구매 시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PCE 가격지수를 더 중시한다.

    뉴욕증시는 연준의 FOMC 의사록에 하락했다. 3일(미 동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4.85포인트(p·0.76%) 내린 3만7430.1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8.02p(0.80%) 떨어진 4704.81,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3.73p(1.18%) 밀린 1만4592.21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