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1.4% 유지"가계부채는 부동산문제… 통화정책으로 풀 단계 아냐""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급등 가능성… 예측 어렵다"JP모건 "한은 금리 인하 시점 내년 3분기 이후"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뉴데일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뉴데일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과 같은 수준인 1.4%로 유지했다.

    2% 초반대 물가상승률 목표치의 달성 시점에 대해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외부 변수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내년 연말보다 그 시기 다소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선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 '매파적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나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완만한 성장세 개선 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1.4%)에 대체로 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성장경로에 대해선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선 근원물가 오름세가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기저효과 등으로 낮아지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상방리스크가 다소 커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목표로 수렴하는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8월 전망에선 내년 말까지 2%대 초반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봤는데, 중동사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8월에 예측한 하락 경로보단 속도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상수지에 대해서는 "수출부진 완화로 3분기 중 흑자폭이 확대됐으나 4분기에는 에너지 수입 증가로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연간으론 지난 전망 수준(270억달러)에 대체로 부합하는 흑자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어 내년에도 IT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이 개선되면서 흑자 기조를 지속하겠으나,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와 국제유가 향방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봤다.

    향후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선 "금통위원들간 이견이 있었다"면서 "저를 제외한 6명 중 1명은 앞서 언급한 불확실성 때문에 3개월 내에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나머지 5명은 물가상승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과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추가인상으로 긴축강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상승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 중장기채권 금리와 국내 중장기채권 금리간 동조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선진국 경제 상황은 호황이고 국내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고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최근 모로코 마라케시 연차총회에 참석해서 IMF나 BIS 석학들에게 이러한 고민에 대해 질문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얻지 못했다"면서 "고령화 등 향후 10년 이후 성장률 생각하고 있는데, 당장 1~2년 금리에 영향을 주기 위해 제가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JP모건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3분기로 종전 보다 1개 분기 더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